‘관음사 우물’로 불리는 영천수(靈泉水). ‘영험한 샘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랜 세월 수많은 치유 전설을 품고 있다.보령 아미산 깊은 골짜기, 천년 고찰 중대암과 상대암을 지나 10m 절벽 아래로 내려서면 예부터 마을 주민들의 목을 축여주던 석간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관음사 우물’로 불리는 영천수(靈泉水)다. ‘영험한 샘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랜 세월 수많은 치유 전설을 품어온 이 약수가 최근 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 특별한 가치를 입증받고 있다.
"감로의 약수"… 전설로 전해온 창건 설화
영천수의 역사는 옛 관음사 사지(寺址)의 중창 기원과 궤를 같이한다.
약 50년 전 법명 옹연당 큰 스님이 오랜 가뭄 속에서 식수를 구하려 주위를 살피던 중, 약사여래불을 모신 곳에는 약수가 있다는 전통에 착안해 풀숲을 파헤쳐 찾아낸 것이 시작이다. 바위에 바가지 모양으로 패어 있던 이 샘은 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는 특이함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이 물을 마시거나 목욕을 한 뒤 만성 위장병, 피부병, 온몸의 발진 등 고질병을 고쳤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왜 사람들은 영천수를 마시고 건강을 회복했을까? 정답은 신비에 싸여 있던 물의 ‘과학적 성분’에 있었다.
약수터에 세워진 영천(靈泉)이라는 비석(좌측), 노지에 봉안된 약사여러불.인체 혈액과 닮은 pH, 독보적인 ‘아연’ 함량
분석 결과, 영천수의 수소이온농도(pH)는 7.38로 정상적인 사람의 혈액이나 소변 pH와 매우 흡사하다. 인체 평형 유지와 세포 조직 기능 강화에 최적화된 조건인 셈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미네랄의 구성이다. 충청도 내 타 약수와 비교했을 때 세포 성장과 피부 건강, 위산 과다 조절에 관여하는 아연(Zn) 함량이 9.91㎍/ℓ로 독보적으로 높게 측정됐다. 여기에 게르마늄(Ge), 망간(Mn), 구리(Cu), 실리콘(Si) 등 인체에 유익한 미량 및 희귀 원소들이 균형 있게 용존되어 있다.<표 1>

음이온으로는 인산이온(0.16mg/ℓ), 탄산이온, 염소이온(2.33mg/ℓ), 브롬이온(15.3mg/ℓ), 황산이온 등이 검출됐으며, 특히 염소이온 농도가 다른 약수에 비해 높게 용존된 점이 관음사 약수의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이 밖에 크롬 3가(0.9㎍/ℓ), 스트론튬(73.4㎍/ℓ), 란타늄(0.15㎍/ℓ), 셀레늄(0.2㎍/ℓ) 등도 미량 검출됐다.
완벽한 6각수 구조와 높은 진동에너지
영천수의 산화환원전위 값은 상온에서 -45.6mV로, 물 분자가 안정적인 완전 6각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의 군집(클러스터)이 작고 안정되어 있어 세포 내 흡수력이 뛰어나고 삼투압 효과가 우수하다.
적외선분광(FT-IR) 분석에서는 질산기·N-H 결합·탄산기·규산기·인산기·황산기 등 다양한 이온의 흡수 띠가 확인됐으며, 진동에너지 총합은 63.9347×10⁻²⁰J로 순수한 물(18.7×10⁻²⁰J)의 약 3.4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명암 약수나 박달재 옹달샘 보다도 큰 값이다.
나트륨 용존량, 세계 장수촌 샘물과 흡사
엑스선 회절분석에서는 물을 증발시킨 잔류물에서 염화나트륨(NaCl), 탄산칼슘마그네슘, 황산칼슘 성분이 확인됐다. 전기전도도는 180㎲/cm로 측정됐으며, 이는 고란 약수보다 훨씬 큰 값으로 관음사 우물의 미네랄 이온 용존 상태가 상대적으로 높음을 보여준다.

절대적인 미네랄 용존량 측면에서는 세계 장수촌 물의 평균값과 차이를 보이지만, 분포 상으로는 유사한 경향을 보이며 특히 나트륨 용존량은 장수촌 물과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표 2>
치유의 전설을 과학적 사실로 풀어낸 보령 영천수. 소중한 자연 유산인 이 지하 자원을 오염 없이 잘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주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본 기사는 <한국의 약수·샘물>을 조사·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인용된 수치는 해당 조사 시점의 분석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