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봉(본지 회장)부산의 동서 축을 잇는 숙원사업,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대심도)가 지난 2월10일 개통됐다. 지하 40m 아래 뚫린 거대한 터널은 부산의 교통 지형을 바꿀 혁신의 상징이다.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공사비 폭등과 손실 부담을 둘러싼 공사 참여 업체 간의 날 선 갈등이 곪아 터지고 있다. 사업 2공구에 참여한 경동건설, 동성산업, 신화종합건설, 정명건설, 한웅건설 등 부산지역 5개 건설사가 주간사인 GS건설을 상대로 부산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당초 88.94%로 예상됐던 공사 실행률이 준공 시점에 이르러 124% 이상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공사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지역 건설사들이 안아야 할 손실 분담금만 약 345억 원에 달해 곤혹이다. 가뜩이나 지방 건설 경기 침체로 생존의 귀로에 선 지역 업체들에게 가히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액수다.
명확한 검증 없는 손실 전가는 불공정하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갑작스러운 실행률 급등’과 ‘초과 원가 산정의 투명성’이다. 그러나 90%미만으로 관리되던 실행률이 준공 후 갑자기 120%를 훌쩍 넘어선 원인에 대해 사업을 총괄 지휘한 주관사와 지분 참여한 지역 시공사 간의 시각차는 너무나 크다. 지역 건설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손실 감면이 아니다.
어떤 공정에서 얼마만큼의 원가 초과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그 원인 분석과 책임소재가 타당한지 객관적으로 검증해 달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요청이다. 주간사가 일방적으로 산출한 초과 원가를 바탕으로 채권 양도·양수 및 손실 분담을 압박하는 것은 대기업의 지위 남용이자 지역 협력사에 대한 과도한 부담 전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부산시의 적극적 중재와 객관적 검증이 시급하다.
민자투자사업은 지역 인프라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된다. 하지만 대형 대기업 건설사만 이익을 챙기고 지역 향토 건설사들이 궤사 위기에 몰린다면 그 사업은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지역 건설사 5곳의 연쇄 부도나 경영 위기는 곧 수많은 지역 하도급 업체와 건설 노동자의 생계로 직결되는 지역경제 전체의 리스크다.
부산시는 “민간 사업자 간의 계약 관계”라며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인허가권자이자 사업의 최종 수혜자인 부산시가 직접 나서서 객관적인 제3의 검증 기관을 통해 초과 원가 산정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공사비 폭등의 진의와 책임을 명확히 가리고 주간사와 지역 건설사가 공정하게 손실을 분담할 수 있는 중재안을 마련하는 것이 상호주의 원칙과 지역 경제를 지키고 대심도 교통의 의미를 바로 세우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