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기자 기자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
국립수산과학원은 조피볼락(일명 우럭)에 피해를 주는 기생충의 일종인 선충을 구제하는 약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조피볼락은 국내 양식 어류 생산량의 약 29%를 차지하는 어종으로 지난해 생산량은 1만8천32t이다.
여름철 수온이 높은 7, 8월에 주로 서해안 가두리에서 양식하는 조피볼락에서 선충 감염 피해가 발생한다.
선충은 가늘고 긴 원통형의 기생충으로, 감염된 물고기의 몸속에서 자라다가 피부나 지느러미 등을 통해 밖으로 나오면서 상처나 구멍을 내 상품가치를 떨어뜨린다.
상처로 인한 2차 감염 때문에 물고기가 폐사하는 피해도 생긴다.
국내에서는 2012년 서해안 양식 조피볼락에서 처음 선충 감염이 확인된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해 어민들이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다.
수산과학원이 2013~2016년 해역별 선충 감염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서해안 천수만이 35.3%로 가장 높았고 흑산도 5%, 남해안 통영 2% 등이다.
이 기간 7~8월 선충 감염으로 인한 천수만 해역의 조피볼락 폐사율은 최고 22.4%에 달했다.
천수만에서는 국내 양식 조피볼락의 11%가 생산된다.
수산과학원은 선충 감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2013년부터 연구에 착수해 선충의 생태학적 특징과 생활사를 규명했고, 이를 토대로 구충제를 개발했다.
인체와 가축용 기생충 치료제로 쓰이는 이버멕틴을 포함하는 새로운 구충제를 개발해 사료와 함께 먹인 결과 조피볼락 몸속의 선충이 제거된 것은 물론이고 감염된 부위도 완전히 치유됐다.
수산과학원은 새로 개발한 구충제를 특허등록하고 가두리 양식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안전성 평가와 현장 적용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서장우 수산과학원장은 "어류의 선충 구제약 개발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며 "내년 민간에 기술을 이전해 본격 생산과 보급이 이뤄지면 연간 200억원대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