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신문 편집국
이 학 춘 동아대 명예교수, (사)ESG탄소중립연구원 이사장 지난 18일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3.5m 무태상어 '부캉이'는 12일째 그곳에 머물고 있다. 그사이 6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찾았다. 그런데 부산시는 29일 선박과 워터펌프로 부캉이를 외해로 내모는 작업에 나섰고, 두 차례 모두 실패했다. 이르면 10월 2일에는 그물까지 동원한다고 한다. 같은 날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해 놓고 물줄기로 몰아내는 모순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조치가 생태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태상어는 이름 그대로 연안성 상어다. 얕은 연안과 파도가 부서지는 해역에서 작은 물고기 떼를 쫓고, 계절에 따라 해안을 따라 이동한다. 이런 종에게 먼바다는 본래의 서식지가 아니다. '먼바다로 돌려보낸다'는 발상 자체가 종의 습성과 어긋난다. 북항 앞 연안은 이 종이 드나들 수 있는 해역이다.
사람에 대한 위험을 과장할 이유도 없다. 국제상어공격기록(ISAF) 자료로 보면 무태상어의 사람 물림은 16건으로 전체 상어 종 가운데 10위이며 사망은 1건이다. 대형 연안성 상어로서 드물게 사고가 기록되어 있으나 위험 순위가 높은 종은 아니다. 사고도 작살어부처럼 사람이 먼저 접근한 경우에 두드러진다고 보고된다.
위험이 크지 않은 종을 상대로 선박 다섯 척과 물줄기, 그물까지 동원하는 것은 위험에 비해 개입이 과하다.
오히려 개입이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상어가 사람을 무는 동기 가운데 사람의 자극에 대한 방어 반응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좁은 수로에서 소음과 진동으로 대형 야생동물을 몰아붙이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반응을 부를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공격성 가능성을 고려해 작업 중단을 권고한 적이 있다는 보도도 그래서 가볍지 않다.
부캉이 먼바다 이송작전은 지극히 반생태적이다
먹이활동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건강 우려는 타당하다. 그러나 해법은 물대포가 아니라 출구 경로 정비, 소음과 인파 관리, 전문가의 상시 모니터링 같은 서식 여건 개선이다. 상어가 스스로 판단해 나가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순서다.
시민에게 부캉이는 살아 있는 환경교육의 기회이고, 부산시에는 60만 명이 만들어낸 홍보 자산이다. 이를 성급히 지우는 것은 두 겹의 손실이다.
환경 행정은 생물의 습성을 이해하는 일에서 출발한다. 위험이 크지 않은 연안성 상어를 먼바다로 내모는 작전은 과학으로도 생태로도 행정으로도 설득력이 약하다. 이제 개입을 멈추고 관찰과 여건 조성으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