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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재 확산과 의료계 파업 수필가 이정자 2024-08-16 01:51:15

수필가 이정자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페렴) 재확산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요국 증시가 요동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 최근 들어 많은 나라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되자 지난 한 주 동안 신규 확진자가 적게는 25%, 많게는 50%나 증가했다. 특히 미국과 중남미 국가 등 미주 대륙에서 감염자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주에는 전 세계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코로나 2차 팬데믹으로 대한민국은 순식간에 얼어 붙었다. 그러한 와중에 의사들은 거리로 나와 총파업 궐기대회를 열었다. 끝이 아니다. 이달 21일부터 23일까지 전공의 연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파업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3일에는 전공의 전원이 모든 업무를 중단한다고 한다. 업무중단은 시작 시점부터 무기한.
 
 동네의원들이 대거 참여를 하지 않아 국민들의 의료공백은 미미했지만, 문제는 코로나 재확산 시점에 의사들마저 대규모 집회를 열어 코로나 생활 속 거리두기에 역행해야만 하는 점이다. 심지어 이번 코로나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사랑제일교회 신도도 의사 파업 현장에 있었다고 하니 국민 들의 불안감은 배가 되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코로나 기간 파업을 보고 있는 것도 눈꼴 사납지만 중요한 건 대한의사협회의 파업 명분도 그다지 공감이 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000명당 의사 수가 2.3명으로 OECD 평균인 3.5명 보다 모자라는 수치다. 이로 인한 의대 정원 확대는 국민들에게 분명 필요한 요소다. 한때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법조계의 반발이 심했지만, 결국 국민 들은 과거 10년전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받게 됐다.
 
 의대생들이 내과, 외과, 산부인과와 같은 국민 필수과를 기피하는 현상도 오랜 기간 선결해야 하는 문제점이다. 소위 돈이 되는 인기과를 지망하려는 의대생들을 탓할 순 없다. 자본시장 섭리상 오랜 기간 비싼 등록금을 내고 치열하게 공부해 온 의대생들이 본인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에 우리 모두는 존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비인기과의 의사부족 현상과 지방 의료인력 서비스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총파업 궐기대회로 풀어가는 의사들의 모습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쓴웃음만 짓게 한다.
 
 요즘 같은 4차산업 비대면 시대에 원격진료도 이제는 더 이상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 물론 시행 과정에서 의사들이 지적하는 문제점도 분명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고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는다고 해서 자동차를 없앨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국내에서도 날씨가 더워지면 바이러스가 맥을 못 출 거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있었으나 예상과 다른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물류센터와 종교시설, 방문판매업체 등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재확산 공포가 일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20일 67명을 기록한 뒤 21일 48명, 22일 17명, 23일 46명, 24일 51명, 25일 28명 등으로 널뛰기 등락을 거듭하면서 6월 들어 나타난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감염 환자와 해외 유입 환자가 크게 늘고 있고 인구의 절반이 밀집한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완화되면서 환자 1명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감염재생산지수가 급격히 높아져 한 달 후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800여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와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지금이 2차 대유행 한 달 전"이라며 자칫하면 의료방역체계가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산업혁명 이후 산업의 발전은 전광석화처럼 빨리 변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집단과 신규 산업의 충돌은 늘 있어왔다. 대세의 흐름은 항상 신규 산업의 승이었다. 충돌의 해결 과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문제는 얼마나 적은 시행착오를 갖고 모두 이익의 총량을 따져봤을 때 가장 적은 쪽을 택하냐는 것이다. 그것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자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며 우리가 현실을 직면해야 하는 이유다.
 
 의협이 말하는 명분도 일견 일리가 있다. 국가적 의학 인프라 없이 의사수만 늘릴려고 하는 정부의 아마추어적 발상도 문제가 있다. 비대면 원격진료의 문제점도 시작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정부의 대국민 홍보전략도 전무하다. 오로지 시골에 환자들이 불편하고 의사수가 부족하다는 단순 논리로만 의협 파동에 맞서고 있다. 사안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정부는 그저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으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코로나는 전 세계 의학계에 쓰나미를 몰고 왔다. 국가들마다 의학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을 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다. 우리도 지금에 맞게 의학 시스템에 대한 파격적인 메스를 가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 모든 것은 의학계도 아닌 보건당국도 아닌 국민에게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 부디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거리로 모인 의사들의 파업을 더 이상 안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 본인들의 주장에 국민 공감을 얻고자 한다면 더 이상 광장이 아닌 언택트 온라인 시위라도 기획해 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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