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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사피엔스' 시대를 뛰어 넘는 지도자가 아쉽다 부산경제신문 2024-07-15 14:40:29

윤철호 교수
KGT 치유농업연구소 소장

 포노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을 아래와 같이 진단하고 있다.

우리의 문명 시계는 1980년대에 멈춰 선듯하다. 기존 시장의 절대 강자인 대기업들과 근로자, 약소기업 간의 불평등 관계의 빌미로 정치권의 패권 다툼이 극에 달해 있다. 좌파든, 우파든 정치인들은 이 땅에서 장사하려면 소비자가 왕이 아니라, 정치권력에 잘 보여야 한다는 구시대적 사고를 유지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동안 몇몇 기업들이 권력에 잘 보여 부당한 이익을 취했으니 이젠 권력의 힘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화두가 되는 경제정책을 보면 대기업의 계열사 매각, 중소기업과의 이익 공유제, 최저 임금 50%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한 등 온통 정치권력을 이용해 시장을 이념적으로 컨트롤 하겠다고 주장한다. “포노사피엔스”혁명 시대의 생존전략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다고 질타한다. 


세계 문명을 리더하는 미국이나, 소비 시장 중국을 보면, 가장 큰 정책 이슈는 소비자 중심 시장으로의 전환과 “디지털포멘션”에 대한 위기관리 및 기회 창출로 보인다. 이들 이슈는 우리 언론 어디에도 언급이 없다. 대륙의 시계가 팽팽 돌아가는 사이 우리는 멈춰진 시계 앞에 옹기종기 모여 부지런히 한심한 구호 대결을 펼치고 있는 정치인들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정치인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 국민은 1980년의 정치적 이념에 매어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 이미 전 세계를 다니며 급격하게 달라진 세계 문명을 경험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생존 전략을 치열하게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세계 5천만 이상 인구 보유국 중에 우리나라가 GNI(국민 총소득)가 6위라는 놀라운 통계가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다음이 한국이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디지털 문명에 대한 욕망이 강하고 간절하다. 디지털 소비 문명을 즐기는 소비자가 전 세계 인구의 50%에 이르렀다. 이들에게 국경의 의미는 사라졌다. 유튜브는 이미 네이버를 꺾고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최고의 미디어 플랫폼으로 등극했고, 아마존이나 아리바바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은 우리나라 자동차 노조와 경영진 모두에게 염증을 느끼며 외제차 구입에 눈을 돌린 지 오래되었다. 단 한 개의 지점도 없는 불편한 카카오뱅크에 680만 명 고객이 몰리는가 하면 “에어비엔비”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인구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우버”와 “디디추싱”(중국의 차량 공유서비스 기업)같은 서비스를 경험하며 우리 시장에 대한 불편함과 분노는 점점 쌓여 가고 있다. 우리의 기업들이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소비자를 외면하는 사이 세계의 기업들은 “소비자인 왕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한다”는 확고한 기업 철학으로 혁신하고 또 혁신 중이다. 이것을 경험한 우리의 젊은 소비자들은 국내기업들을 외면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스마트한 젊은 세대는 소비자에게 엄청난 권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늘어나는 해외 소비와 해외 직구 관련 데이터가 그것을 증명한다. 미국과 중국의 정치권은 문명의 기준을 재 설정하는데 큰 힘을 쏟아붓고 있다. 디지털 문명의 최고 기업들을 유치하고 양성하는 데 전력 투구하고 있다. 이렇게 두 국가의 세계 패권 다툼은 당연한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플랫폼(platform)” 기업들을 교묘히 억압하자, 미국이 결국 “화웨이”에게 칼을 빼 들며 최고의 전쟁 디지털 기업들의 격전장이 된다. 세계 문명을 리더하는 미국이나, 세계 최대 소비 시장 중국을 보면, 가장 큰 경제 이슈는 소비자 중심 시장으로의 전환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위기관리 및 기회 창출이다. 이 자명한 세계 경제의 새로운 혁명 시대가 물밀듯이 밀려 오는데 우리 언론들은 어디에도 여기에 대해 언급 한 줄 없다. 오직 정치 뉴스나, 진영논리 등을 부추기며 구시대적 “플랫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언론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오늘날 정치인들의 구태 모습은 극에 달하며 정말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질풍노도처럼 변화하는 세계 경쟁에 어디 하나 희망적인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 국회는 싸움 하느라 22대 국회가 개원도 못하고 있다. 최근에 카톡 문자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형태는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조선시대의 중 후반처럼 사생결단으로 편싸움만 하고 있다. 대륙의 시계는 팽팽 돌아가는데 우리는 멈춰진 시계 앞에 모여 앉아서 부지런히 구호 대결, 정치 대결만 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다산 선생이 생각난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오늘같이 공직자가 부패하고 청렴하지 못하면 조선은 반드시 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 시대의 다산은 어떻게 보면 혁명가이자 예언가이다. 조선 중종 때 조광조 역시 혁명가이다. 사학자들이 평가하기를 다산의 목민심서나 경세유표를 한 번이라도 읽고 실천했다면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을 것이고, 조광조의 개혁 정치를 중종이 받아들였다면 우리나라 역사는 100년 정도는 앞설 수 있었다고 설파하고 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역사 공부를 충실히 하여 앞을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이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생각을 바꾸려면 교과서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시대는 과거에 급제하기 위해서 사서오경을 공부하였다. 주로 관념적인 사서오경의 내용을 실천적 학문으로 바꾸며, 법 제도의 개혁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이다.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교과서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은 지금으로 말하면 교육 제도를 바꾼다는 것인데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인 것이다. 법 제도 역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여러 이해관계 때문에 혁신적으로 바꾼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법을 만드는 입법 기관은 국회로 국민의 선택에 따라 제22대 국회는 범 야당에 유신헌법 이래로 192석이란 엄청난 숫자로 힘을 실어 주었다. 국회의 할 일은 밤 세워 국회 의사당에 불 밝히고 공부해서 이 시대에 국민을 위해 어떤 법이 필요한지를 공부해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제20, 21대 국회는 서로 옳다고 계속 싸움만 하고 세월을 보냈었다. 작금에 이번 제22대 국회 역시 희망이 보이지 않고 갑갑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다산은 기술 개발이 나라를 부강하게 한다고 주장 하였다. 이것은 만고의 지리이다. 지금부터 250년 전 농경시대 기술 개발을 주장한 다산은 혁명적 선구자이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구에 지금으로 치면 새로운 기구인 통상산업부(조선은 6부로 나누어졌음-이부,호부,예부,병부,형부,공부)를 새로 설치 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기술 개발에 가장 핵심적인 과학 학문이, 수학, 물리라고 주장, 이는 대단한 발상이다. 다산 역시도 대단한 수학자였습니다. 6살 때 지은 시에서 다산의 아버지가 내 아들은 수리에 밝다고 전해진다. 뛰어난 수학자였기에 배다리를 설계하고 수원 화성을 설계하는데 거중기를 비롯한 여러 기구를 만들었다. 특히 수원화성은 10년 공사 기간을, 단 2년 9개월로 단축키며 공사비 4만 냥을 절감하여 정조 임금이 무척 기뻐하였다.


최근에 의료 분쟁이 해결 되지 않고 있다. 필자는 의사들의 주장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본질은 의사 수 확대이다. 그 꼭지점은 곧 돈과 연결되며 의사 수 확대로, 젊은이들이 의과대로 입시생들이 몰려들 것이다. 덧붙여 R&D(연구 개발비) 예산이 삭감 되다보니, 의사 시험으로 몰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다. 정말 한심한 정책으로 나라의 앞날이 심히 걱정이다. 만약 다산이 이런 의료 정책을 접했다면 목민심서에 어떻게 기록했을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생각과 각오가 필요할까요? 특히나 지식의 향유를 누리는 사람들은, 나의 지식이 필요한 곳이 어딘지를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제도권 교육이라면 몰라도, 비제도권에서 지식을 무기로 살아가는 위치라면 내 지식이 어떤 쓰임이 있는지, 누가 필요한지, 그 영향력은 얼마 인지 등등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점검해야 한다. 상품의 소비자도 중요하지만, 지식의 소비자도 상품만큼 중요하다. 늘 지식이 필요한 고객을 연구하고 분석하고, 준비하며 특히 “포노사피엔스” 시대를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영민한 동물이다. 편리하면서 가성비가 높아야 하고, 재미도 있어야 한다. 이런 상품이 어디 손쉬운 상품일까? 인간의 욕구란 미국의 심리학자 Maslow가 주장한, 기본 5단계 욕구에서 잘 나타나 있다. 1단계에서 4단계까지의 욕구는 기본적인 욕구로, 충족하지 못하면 부작용을 보이는 결핍의 욕구이지만, 마지막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는 한계가 없는 개인의 성장과 관련된 욕구이다. 자신의 노력으로 스스로 발전하며 성장하고 끝없이 발전해 갈 수 있는 욕구이다. 스스로 이러한 것들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욕구로 가장 고차원적이고 내적으로 강인한 최상의 욕구이다. 40~50대, 인생의 중반기에 들어서면 자아실현의 욕구를 성취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누구 인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지금까지 무엇에 준비가 되어 있는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무엇인지까지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또한 포노사피엔스 시대에 어떻게 적용하여 남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지의 혜안이 꼭 필요하다. 이 길을 찾는 지름길은 자신의 머리 속에 무한한 인문적 사고와 통섭적인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길은 끊임없는 자기 노력과 성찰만이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과 퇴계 선생 및 다산 선생의 좌우명이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이다. 매일 매일 부지런한 삶을 살면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다는 뜻이다. 다산이 유배 초창기 1802년 10월10일 15세 황상이 찾아와 처음 스승께 자기에게는 3가지 단점이 있다고 했다. 첫째 둔하고, 둘째 막혔으며 셋째 거칠다고 하였다. 이에 다산의 대답은 너에게는 그런 폐단이 있는 단점과 반대되는 ‘둔·체·알’의 세 장점이 있으니 둔기로 파야 구명이 넓어지고, 막힌 데를 소통시켜야 패연하게 물이 흐르고, 거칠고 울퉁불퉁한 것을 제대로 갈고 닦아야 그 빛깔이 윤택해진다. 파는 것도 부지런(勉)해야, 소통도 부지런해야, 갈고 닦는 일도 부지런해야만 하는데, ‘마음을 확실하게 붙잡아’(秉心確)야만 부지런하게 된다”라는 내용이다. 그래서 ‘삼근계’라 이름 지어 황상에게 부지런함을 실천하도록 글을 써준 것이 삼근계이다. 삼근계의 면학문을 받아던 황상은 평생을 스승의 가르침대로 부지런히 시를 짓고 써서 조선 후기에 유명한 시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제 곧 장마가 물러가고 무더운 여름이 시작될 것이다. 지난해 7월도 한 달 내내 장마가 계속되었고 8월은 무척이나 더운 여름으로 기억이 된다. 여름은 당연히 더운 계절이다. 인간은 장애물과 겨루어 볼 때 그 진가가 나타난다고 “어린왕자”의 저자 생텍쥐페리“가 ”인간의 대지“의 서문에서 일괄하였다. 더운 여름에 내가 집중 할 수 있는 나의 자아실현을 위한 계획을 촘촘히 세워서 잘 극복하기를 바래본다. 그래야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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