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은 24일 김규찬 군의회 의장을 향해 "추경 거부에 이어 이번에는 행정사무감사를 보이콧했다. 김 의장의 연이은 생떼로 의령군정이 마비되고 있다"며 "권력 놀음에 본인은 즐거울지 몰라도 부끄러움과 피해는 오롯이 군민에게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1·2회 추가경정예산을 각각 삭감·묵살했고 상반기 '마지막 기회'였던 정례회에서도 추경 심의를 거부했던 김 의장이 지난 21일에는 본격적인 행정사무감사 시작을 알리는 집행부에 대한 질의답변을 못 하게 막아섰다. 김 의장은 '군정 책임자 없이는 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개회 시작부터 끝까지 생떼를 부렸고 결국 이날 행감은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김 의장의 '원맨쇼'에 집행부는 물론이고 동료 의원들도 아연실색했다. 김규찬 의장의 '끝 모를 추락'에 지역 주민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이날 군의장은 위원장을 패씽하고 윽박과 욕설로 분위기를 험악하게 몰아갔다. 김 의장은 "자식하고 마누라 죽은 이유 아닌 이상 군수가 참석해야지"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XX, 내가 추경 깎았나. 나한테만 그러지 말고 입 있으면 말해봐라"며 동료 의원들을 욕설로 쏘아붙였다.
군은 김 의장의 부적절한 태도 이전에 중대한 절차적 하자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장 뜻대로 군수를 출석시키기 위해서는 '3일 전까지는 해당자 또는 해당 기관에 도달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의회 조례를 통해 버젓이 명시 해놓고서는 감사계획서 어디에도 군수 참석에 관한 구체적 일시, 장소, 요구 사유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군의장은 이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의회 직원에게 불호령을 내렸고 군의회는 부랴부랴 21일 밤에 불출석 시 과태료 부과를 경고하는 '군수 출석 요구서'를 군에 보내는 촌극을 빚었다.
김 의장의 권한 남용도 도마 위에 올랐다. 행정사무감사는 미리 감사위원이 결정되고 해당 의원만이 감사를 시행할 수 있는데 의장은 자격 요건이 없음에도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감 놔라 배 놔라' 간섭을 벌였다.
군은 절차적 하자 외에도 군의장이 통상적 관례를 저버리는 '초월적 행위'를 일삼는다고 꼬집었다. 관례적으로 행감 질의답변은 부서장, 국장이 응하는 게 일반적인데 군의장은 '군수 망신주기'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보겠다는 '뻔한 속셈'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은 "경남의 타 지자체에서 행감 기간에 군수 배석을 강요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며 "군수가 행정사무감사에 합당한 절차를 통한 명확한 사유로 출석하는 것은 당연하나 '기분파' 김 의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군수가 참석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군 의장의 독단적 행보와 다르게 오태완 군수는 서면・현장 감사가 시작된 18일부터 매일 아침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하며 군의원들과 소통의 노력을 해왔다. 4일 차 질의답변 감사에도 자진 출석을 하였고, 부서별 사무감사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 군정 일정 관계로 조용히 회의장을 나온 것이 군의장이 만든 논란의 실체적 진실이다.
군 관계자는 "행정사무감사가 군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정책 방향을 확인하고 군의회의 대안을 들으면서 군정 발전을 같이 헤쳐 나가는 소중한 시간인 것 역시 사실"이라며 "행감 파행의 피해는 결국 군민에게 가게 돼 있다. 언제까지 군민을 우롱하는 군의장의 억지와 몽니를 보고 있어야 할지 솔직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김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