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지마 타츠오 <Three Time Train>, 사진제공 부산시립미술관 |
부산시립미술관은 오는 3월 15일부터 6월 23일까지 국제전 <반복과 차이 : 시간에 관하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미야지마 타츠오’를 비롯한 7명의 설치 및 영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과거, 현재, 미래,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등 시간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체험하고 경험할수 있는 이번전시는 나프탈렌 조각, 실리콘조각, 영상콜라주, 미디어 아트, 오브제아트, 모빌 등 다양한 형식의 흥미로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 입구를 들어서면 2011년 스위스 상트 갈렌 미술관(St. Gallen Museum) 전시 이후 아시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미야지마 타츠오 작가의 ‘Three time train’ 작품이 전시된다. 2대의 증기 기관과 13대의 마차로 구성된 3대의 기차가 지름 12m의 독립적인 궤도를 반복적으로 교차한다. 1부터 9까지의 LED숫자는 시간의 연속성을 상징하고 있으며 종착역과 출발역이 없이 운행되는 기차는 동양의 윤회사상을 떠올리게 된다. 작가는 1987년부터 LED를 이용하여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이라는 의미를 숫자에 담아 다양한 형식의 설치작품을 해왔다.
2층 전시장에는 이진용 작가가 25년동안 모아온 수집품들로 만든 레진 작품 400여개가 벽면전체에 가득하다. 작가는 목판활자, 열쇠, 화석, 시계 등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오브제들을 수집해 왔다. 투명 레진이라는 재료를 이용하여 마치 시간의 흐름을 정지시킨듯한 작품으로 ‘존재와 시간’이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상기시킨다.
박선기의 <An Aggragate, 2019>는 작가의 작품 중 최대 규모의 설치 작품이다. 숯을 모빌형식으로 천정에 줄을 매달아 형상을 만드는 작가의 작품은 시점의 변화를 이용한 일종의 착시현상을 느낄수 있다. 원근법이 도입된 2.5차원의 회화적인 조각을 선보여온 작가는 관객의 위치에 따라 사물이 변화하는 현상을 경험함으로서 새로운 시공간을 체험하게 된다.
미야나가 아이코는 나프탈렌, 소금과 같이 시간의 변화에 따라 형태가 해체되는 조각과 설치작업을 주로 해온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부산시민들에게 기증받은 오래된 가구에 작가의 나프탈렌 조각을 병치시키는 작품을 선보인다. 고체에서 기체로 변화하는 나프탈렌에 레진을 이용해 기화를 정지시킨 작가의 작품은 그 자체로 시간을 박제한 듯한 느낌을 준다. 빛을 받으면 마치 유리조각처럼 반짝이는 나프탈렌 조각과 오래된 고가구의 거친 질감이 상호 대비되면서 극적인 효과를 연출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촬영된 다양한 영상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재현하는 오용석의 영상 콜라주, 공기압력의 변화에 따라 형상이 달라지는 이병호의 실리콘 조각, 마치 정지된 시간을 느낄수 있는 조은필의 대형 설치작품 등 관객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 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만날수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김선희 관장은 “일본 미디어 아트의 거장 미야지마 타츠오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할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가 될 것이며 “인간에게 숙명처럼 주어진 시간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성찰 할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부산시민들의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