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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넘어 이해로 문화예술과 함께 “Hey-Hei-Ye!” - 장애인권단체 버텅, 금정 예술공연지원센터(GAS) 협력
  • 기사등록 2013-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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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가진 청소년과 비장애청소년, 그리고 예술가들이 뭉쳤다.

질풍노도의 에너지를 제대로 발산하지 못했던 청소년들이 Studio54라는 청소년 문화기획 집단을 만들었다. 청소년의 건강한 자아 찾기와 에너지 발산을 학교나 사회가 뒷받침하지 못하니 자신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또 부산에 살고 있는 장애 청소년들은 장애청소년들대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문화 예술의 현장까지 찾아가는 험난한 과정도 문제거니와 장르화 된 문화예술이 장애 특성을 배려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은 고사하고 단순하게 즐기는 것도 우리 사회가 제대로 뒷받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은 어떤가. 남들이 굶어죽는다 말려도 하고 싶어서,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그것 말고는 할 게 없어서 그림을 그리고 글 쓰고 춤 추고 노래했는데 진짜 딱 굶어죽기 직전이다.

예술가들이 굶주려 죽어나가도 예술인복지법이니 문화예술 관련 공간들이 숱하게 만들어져도 정작 예술가들에게 돌아가는 원고료나, 설 수 있는 무대는 딱히 늘어나지 않는다. 천재적 재능을 지녔거나 기계적 대량 생산이 가능한 변종이나 독종을 제외하면 예술가들의 활동이나 생활도 이 사회는 지지해주지 않는다.

이 Studio54, 시각․청각 장애 청소년, 예술가들이 지난 3월 2일부터 매주 토요일 금정예술공연지원센터에서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Hey-Hei-Ye’를 열고 있다.

문화예술을 바탕으로 장애를 넘어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취지로 장애인 인권 단체인 ‘버텅’과 금정예술공연지원센터가 협력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상하반기 각각 16회) 장애청소년, 비장애청소년, 예술가들이 함께 그 간의 이야기로 만든 잡지를 만들고 파티로 마무리한다.

3월 16일에는 힙합, 판소리, 화가, 디자이너, 밴드 보컬, 포퍼머 등이 청소년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버라이어티한 관계 맺기’, 23일에는 설문지에 답하면 자신을 소개하는 시가 되는 ‘시로 자기 소개하기’, 30일에는 다양한 감각으로 모델을 파악하여 찰흙으로 얼굴을 만드는 ‘오감으로 얼굴 빚기’가 진행되었다.

이러한 만남을 통해 청소년들은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문화 예술을 경험해볼 뿐만 아니라 예술가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 대한 인권 인식은 지적인 교육을 통해서가 아니라, 실제 만나고 함께 하는 경험들을 통한 인권 감수성을 통해서 길러지는 것임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친구, 잘 들리지 않는 친구, 잘 놀아본 일이 없는 청소년, 성격이 괴팍하다고 오해받는 예술가들이 한 공간에 있을 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현실적인 조건들에 어떻게 대응해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것이 단순히 신체적인 장애를 일방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괴팍함이나 섬세함도, 소극적인 개인의 성격도 모두 하나의 조건으로 함께 상호작용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들리지 않는 친구와 함께 할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함께 느낄 수 있는지,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들을 위해 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고민할 수 있는지, 예술가는 그들과 함께 하기 위해 예술적 재능을 어떻게 번역해볼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러한 접촉의 자리를 통해 지역에서 장애인 인권을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가 확대 되고, 장애 청소년들의 문화 예술 교육에 좋은 사례로 남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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