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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의 ‘기수-구조사 러브라인’ 실제 있네! - 부경경마공원 송경윤 기수-진향미 구조사, 지난 6월 웨딩마치
  • 기사등록 2011-09-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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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챔프]는 “인생은 추입이다”라는 명대사를 만들어 내면서 실명 위직의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의 우정을 그려 잔잔한 감동으로 롱런을 향한 준비에 들어갔다.

모든 영화가 그렇듯, 챔프에서도 퇴물기수 ‘승호’와 응급구조사 ‘윤희’(박하선 분)의 러브라인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 사랑의 결실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만이다.

하지만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와 구조사 간의 러브라인은 지난 6월 결혼에 골인하며 영화에서 끝을(?) 보지 못했던 ‘기수-구조사’의 러브라인에 마침표를 찍었다.

주인공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4년차 기수로 활동 중인 송경윤 기수(30세, 2조 소속)와 진향미 응급구조사(29세, 부경경마공원)이다. 둘의 첫 만남은 진향민 구조사가 부산경남경마공원에 입사한 날이었다. 당시 응급구조사 자원이 부족해 입사와 동시에 바로 현장으로 투입되었던 것.

대학에서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병원생활도 했었기에 기본적인 업무수행은 문제없었지만 달리는 경주마를 쫒아가면서 인명을 구조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했다.

진 구조사 역시 당시에 대해 “구급차에 타고 경주마들의 뒤를 바짝 쫒는 게 처음엔 신기하기도 했지만 ‘환자를 구호한다는 부분은 다르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말을 따라갔어요”라고 회상했다.

마음을 다잡고 날카로운 눈으로 경주마들을 주시하던 그 때 앞서 주행하던 경주마에서 한 기수가 떨어졌다. 출근 첫날부터 바로 실제상황이 발생한 것.

진 구조사는 신속하게 낙마한 기수에게로 달려갔다. 다행히 의식도 있었고 발가락만 다쳤을 뿐 장기손상 등의 징후도 없었다. 그래도 응급구조 수칙에 따라 진향미 구조사는 부상한 기수를 구급차에 태우고 병원까지 후송했다.

그렇게 진향미 구조사의 첫 출근일 첫 번째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다. 그런데 첫 출근에 첫 번째 구호했던 기수가 바로 지금의 신랑 송경윤 기수이다. 인연 치고는 참 묘한 인연이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샀고 주변의 장난 섞인 교제권유에 드디어 첫 만남의 시간을 갖게 된다. “기수복 입은 모습 외엔 처음 보는데, 동네 아저씨처럼 너무 수수한 모습에 저 사람이 내가 보던 그 기수가 맞던가 하고 당황했어요” 송 기수를 사석에서 처음 본 진향미 구조사의 첫인상이었다.

반면 송경윤 기수는 “그 때 나름 무지하게 신경 쓰고 나간건데...”라며 수줍게 웃는다. 송경윤 기수는 과연 진향미 구조사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았을까? 첫 만남 이후 송 기수는 “이 여자를 놓치면 안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 만난 바로 다음날 작정을 하고 진해에 있는 진향미 구조사 집으로 무작정 갔다. 아무 준비도 없던 진향미 구조사는 ‘무조건 나오라’는 송 기수의 말에 이끌려 집 앞으로 불려나갔다. 호기 좋게 진향미 구조사를 불러냈지만 막상 만나고 나니 제대로 된 고백도 못하고 사담만 나누고는 집으로 돌아왔단다.

송 기수는 “처음엔 뭔가 확실하게 내 마음을 표현하려 했는데, 그게 맘처럼 쉽지 않더라구요”라고 말했지만 진향미씨는 직감적으로 송 기수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역시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는 반드시 ‘말’이 필요한 것만은 아니리라.

이렇게 시작된 송 기수와 진 구조사의 사랑. 하지만 같은 직업군에 종사하는 까닭에 청첩장을 돌리기 직전까지는 누구도 둘의 연애사실을 몰랐다니 위장술이 놀라울 다름이다. 간혹 지금도 둘의 결혼사실을 모르는 마필관계자들도 있다하니 위장술이 과하진 않았나 싶지만 경주로에서 만큼은 둘 모두 프로이기 때문.

경주에 나설 때 부부가 서로 조우하게 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경주마에 올라있는 송경윤 기수는 온 신경을 경주에 집중하기 때문에 아내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둘의 연애사실을 몰랐던 주변사람들이 마냥 눈치 없다고 할 일도 아니다.

경마가 열리는 주말엔 아내가 남편을 배려하고, 경마가 열리지 않는 평일엔 남편이 전적으로 아내를 배려해 서로 존중하고 아껴주는 경마공원이 낳은 부부.

신랑이 경주마에 올라 시속 60km로 질주하는 동안 뒤따르는 구급차에 탄 아내는 신랑이 혹여 떨어지지는 않을지 오늘도 마음을 졸인다. 하지만 뒤 따르는 아내가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송경윤 기수의 말타기는 언제냐 경쾌하고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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