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의 역사적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향한 본격적인 관문에 들어섰다. 부산시는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에 대해 올해 유네스코 예비평가 신청을 추진하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절차를 본격화한다.
부산시는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지난해 국가유산청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된 데 이어, 올해 유네스코 예비평가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유산은 2023년 국내 최초로 근대유산 분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이후, 단계적으로 등재 절차를 밟아왔다. 이번 예비평가는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하는 절차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서면 심사를 거쳐 약 1년 뒤 결과가 통보된다.
예비평가는 단순한 형식 절차가 아니라 사실상 ‘사전 본심사’에 가까운 단계로 평가된다. 평가 결과에 따라 향후 등재 여부의 방향성이 상당 부분 결정되는 만큼, 이번 신청은 부산시의 세계유산 전략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상반기 중 국가유산청과 협의를 거쳐 신청서를 마련하고, 관련 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오는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공식 제출할 계획이다.

피란수도 부산유산 11곳 현황이번 등재 추진의 핵심은 ‘피란수도 부산’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세계사적 가치로 확장하는 데 있다.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로서 정부 기능을 유지하고 수많은 피란민을 수용하며 국가 존속의 기반을 지탱한 도시다. 시는 이러한 경험이 전쟁과 위기 속에서도 국제 연대와 협력, 평화의 의미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는 향후 등재 기반 강화를 위해 조직체계 정비와 학술 연구를 병행하고, 유산별 종합보존관리계획을 수립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한 기존 11개 구성유산 외에도 연계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기록화 작업을 확대해 ‘피란수도 부산’의 공간적·역사적 가치를 더욱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세계유산 등재 전략 마련을 위한 학술포럼도 오는 4월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에서 개최된다. 전문가 논의를 통해 2030년 등재를 목표로 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체화한다는 구상이다.
부산시는 지역사회 참여와 공감대 형성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시민과 관계기관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공동체를 지탱한 역사적 상징”이라며 “이를 세계에 알리고, 평화와 연대의 가치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