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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는 싫고 개부친은 좋다.-제3부- - (이 글은 이창상 교수의 [개자제분은 싫고 개부친은 좋다]를 1~3부로 편집한 글이다.)
  • 기사등록 2024-07-02 18:05:33
  • 기사수정 2024-07-02 18: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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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는 싫고 개부친은 좋다.



 

  (글/이창상(전)고려대 교수)


   -3부-


개새깨에 관해 어원적 쓰임과 역사적 쓰임을 보면 개삿기(16세기~18세기)>개새끼(20세기~현재)개새끼의 옛말인 개삿기는 16세기 문헌에서 나타난다. ‘개삿기’는 명사 ‘개와 삿기’가 결합한 합성어이다. 17세기에는 ‘가희삿기’의 예도 나타나는데, 이는 ‘개’의 옛말인 ‘가희’와 관형격 조사‘-의’, 명사 ‘삿기’가 결합한 것이다. ‘가희>개’의 변화에 따라 18세기 이후에는 ‘개삿기’로만 나타난다. 근대국어 후기에 |모음역행동화현상에 의해 ‘삿기>새끼’의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개삿기’도 현대 국어와 같은 ‘개새끼’로 변화하였다. 어원적으로 따져보면 '개새끼'라는 어휘는 개+새끼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개의 새끼라는 의미로 쓰이며, 어원적으로는 ‘가희+삿기’이며 사람보다 열등한 짐승 새끼로 지칭한 욕으로 사용하였다. 역사적 쓰임에 대해 살펴보면 고사성어인 호부견자(虎父犬子)에서부터 창씨개명 당시의 견자웅손(이누코 구마소, 犬子熊孫 ; 개자식이 된 단군의 후손이라는 뜻이다. 황자구자(皇子狗子 ; 황자새끼 즉 개새끼라는 뜻)까지 역사 속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유서 깊은 욕설이다. 심지어 조선시대 임금님들도 개새끼(狗子/狗雛/狗兒)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조선시대 임금님들은 욕설을 해도 "차마 하지 못할 말씀을 하셨다." 정도로 실록에는 완화시켜 기록했다. 


그러나 인조실록 민회빈 강씨를 처벌하는 부분에서 인조가 민회빈 강씨를 "개새끼 같은 것"이라고 칭하는 부분이 나온다. 이 대목에서 본다면 개새끼는 이미 조선시대에 일반적인 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중국에서까지도 마찬가지로 욕설에 속한다. 

삼국시대 백제의 부흥운동을 이끌었던 복신이 풍왕(백제왕)을 제거하려다가 역으로 잡혀버렸다. 이 과정에서 복신이 자기를 죽이려는 집득을 향해 침을 뱉고 "이 썩은 개, 못난 노예(腐狗癡奴) 같은 놈아! "썩은 개(腐狗)라고 욕했다. 조선왕조실록에 개새끼(狗子/狗雛/狗兒)라는 단어는 영조 재위당시 이인좌의 난이 발생하고 청주성이 함락된 후에 토포사 남연년이 죽을 때 남긴 말에서, 이인좌가 항복을 권유하자, "내가 나라의 후한 은혜를 입었고 나이 70이 넘었는데, 어찌 개새끼 같은 너희를 따라 반역을 하겠느냐?(吾受國厚恩, 年過七十, 豈從汝輩狗子叛耶?)"라는 말을 남기고 죽는다. 


중국 192년: 동탁(董卓 ; 중국 후한 말의 무장·정치가)이 여포의 양아버지였는데, 양아들인 여포가 배신하여 자신을 죽이려고 휘두르는 여포의 화극에 맞아 죽으면서, 이런 개새끼가 감히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일본에는 개새끼를 일본어로 번역해서 발음하더라도 한국 사람이 듣기에 욕으로 들리지 않는다. 굳이 욕의 의미로 쓰인다면 쿠소야로우(糞野郞; 똥같은 놈, 망할새끼, 씨발새끼), 바카야로우(バカ野郞; 멍청한놈) 등이 있다. 개의 새끼라는 의미의 단어는 ‘코이누(子犬, こいぬ)’ 혹은 ‘왕짱(ワンちゃん)’ 이라고 하기 때문에 이 단어의 뜻을 모르는 한국인이 듣는다면 욕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개새끼와 비슷하게 들리는 단어로는 경색(景色); 케시키(けしき), 기적(奇跡): 키세키(きせき), 결석(缺席); 켓세키(けっせき)라고 발음하는데, 그 뜻을 모르는 한국 사람이 듣는다면 욕으로 들릴 것이고, 큰 오해가 생길 수도 있는 발음이 있다. 따라서 일본에는 개새끼라는 발음을 가진 단어를 한국의 욕같이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영어권국가에서 설펴보면 영어로 "Son of a Bitch!"(매춘부의 아들) 또는 bastards(잡종)가 있다. "son of a bitch"(암캐의 자식)가 개새끼에 해당한다. "개-"가 단순히 접두사로 쓰인 것이라고 볼때에는, 어미가 방탕하여 불륜으로 낳은 "가짜 자식", 즉 "사생아"의 의미로 쓰임으로써 욕이 성립되는 것이다. 영어의 "son of a bitch"도 "bitch" 본래의 의미는 암캐인 만큼 현재 보편적인 인식으로 개새끼에 거의 1대1로 대응하는 욕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잡종이라는 뜻을 가진 bastards가 오히려 개새끼로 많이 번역되는 편이다.

터키어에서도 개새끼와 정확히 일치하는 욕설이 있다. İt oğlu it (잇 오울루 잇) 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해석하면 "개의 자식, 개" 라는 뜻이다. '니가 개새끼니 니도 개다' 정도의 업그레이드 된 욕설 그냥 it oğlu (개의 자식)라고도 한다. 원래 터키어로는 개를 지칭할 떄 köpek(쾨펙)을 더 많이, 더 자주 사용하지만 개를 부정적으로 지칭할 때는 it을 사용한다. 


엣센스국어사전(1974년11월20일 초판~2022.1.10. 제16쇄 발행)-①개: 권력자나 부정한 사람의 앞잡이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 주구(走狗). ②개(접두):참것이나 좋은 것이 아니고 함부로 된 것이라는 뜻. 개꿈, 개떡, 개머루. ③개새끼-성질이나 행실이 못된 사람을 욕하는 말.

신한새국어사전(1974년 3월25일 발행)-①개: 남의 앞잡이가 되어 끄나풀 노릇을 하는 사람. 주구(走狗). ②개(접두): 경멸할 것이라는 뜻으로 명사 앞에 붙어서 쓰이는 말. ③개새끼-개의 새끼, 몹시 깔보고 하는 욕. son-of-a-bitch 로 표현된다.

현대국어대사전(1973.10.1. 초판~1975.3판 발행)-①개: 남의 앞잡이가 되어 끄나불 노릇을 하는 사람. ②개(접두): 참 것이나 좋은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명사 앞에 붙어서 쓰이는 함부로 된 것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③개새끼: 개의 새끼, 강아지 [puppy], 개와 같다는 뜻으로 남을 욕할 때 쓰인다.[son-of-a-bitch].


이렇게 사전적 의미와 현실의 간격에는 ‘개새끼 or 개-’는 대한민국에서 쓰이는 대표적인 욕설 중의 하나, 변화해서 사용하는 베리에이션(variation:변형)으로 ‘개 아들놈’, ‘개자식’, ‘개같은 새끼’, ‘도그 베이비’ 혹은 ’견공자제분’, ‘개자제분’이라는 표현도 쓴다. 사전적 의미로는 하는 짓이 얄밉거나 더럽고 됨됨이가 좋지 아니한 남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하고, 여성에게는 개년이라고도 한다. 남성에 한정적이라는 선입견은 있으나 실제로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쓴다. 특히 국립국어원에는 '개새끼', '개자식'은 각각 개의 새끼, 개의 자식이라는 뜻으로 주로 남자를 욕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사람을 짐승의 새끼나 자식이라고 하는 것은 그 부모를 짐승에 빗댄 것이나 마찬가지라 아주 심한 욕이 됩니다. 접두사 '개-'의 쓰임 가운데 '개망나니', '개잡놈'과 같이 부정적 뜻을 가지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정도가 심한’의 뜻을 더하는 쓰임이 있기는 하나 '개새끼', '개자식'이 정도가 심한 새끼, 자식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라고 하고 있다.


또한 색다른 주장에 의하면 개새끼가 개의 새끼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견해로 개새끼의 개가 강아지와 상관없는 접두어라는 이설(異說)도 있다. 개새끼에서의 "개-"가 "야생 상태의" 또는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쓰인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예를 들면 개복숭아, 개살구, 개망나니에서 쓰인 개-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야생에서 나는 것을 뜻하는데 즉, 개새끼란 '야생의(교육 받지 못한) 막 되어 먹은 자식', '질이 떨어지는 자식', '사람 같지만 사람이 아닌 자식'이란 뜻에서 출발한 파생어라고 보는 것이다. 또한 '가짜'라는 단어가 거짓됨을 뜻하는 '거짓 가(假)'에 '글자 자(字)'를 붙여 만들어졌듯이 '가(假)의'라는 수식어가 줄여져 접두어 '개'가 되었다고 보는데, 여기서 개새끼가 파생됐다면 말 그대로 가짜 자식, 사생아의 어감으로 표현된다. 또 여자가 바람피워서 낳은 자식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는 영어권국가의 욕을 참고하면 조금 더 이해되는 부분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역사적 근거는 없다. 참고로 ‘개’는 어원상 거짓을 뜻하는 ‘갖’이 변화한 것이다. 이탁(1967) 국어어원풀이의 일단.


'개새끼'관련 형법 제307조(명예훼손죄) 와 판례를 살펴보면 제1항-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항-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판례[대법원4287刑上36] 흥분하여 노상에서 타인을 향해 개새끼야 라고 욕설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라고 하여 처벌한 판례가 있다. 필자가 심리한 사례를 보면 연제경찰서 관할의 주소지에 있는 한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아파트 관리에 관하여 항의하러 온 입주민을 아파트관리소장이 다른 직원들에게 저 사람 과거에 벌금 물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여 명예훼손죄로 처벌한 사례가 있다. 이 사건은 개와는 무관하지만 명예훼손죄는 평상시 별다르지 않게 무의식적으로 주고받는 가벼운 대화 정도의 말로도 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밝힌 사례이다.


모욕죄 형법 제311조 판례를 보면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판례[대법원85도1629]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야, 이 개같은 잡년아, 시집을 열두 번을 간 년아, 자식도 못 낳을 창녀 같은 년”이라고 큰소리친 것은 모욕죄에 해당한다. 명예훼손죄·모욕죄는 친고죄로 고소인의 의사에 반해서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며, 공연성이란 2명 이상의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죄는 성립한다. 단 1명이 있는 곳에서 욕을 했을 경우 죄가 성립하지 않지만, 1명이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전파성이 있는 경우에는 공연성이 인정되어 죄가 성립한다. 그러나 여러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개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고, 그런 개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에게 개를 넣어서 욕을 하고 싶다면, 그 개같은 소리 하는 사람의 귀에 대고 속삭이듯이 주위의 사람이 듣지 않을 만큼 작은 소리로 야이 씨발 개새끼야’ 라고 욕을 한다고 하더라도 모욕죄 등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나 어원적으로 볼 때 ‘개새끼, 개같은 or 개- ’를 욕으로 사용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로 파악이 되고, 외국에서도 욕으로 사용되고 있음이 확실하다. 따라서 상대방이 듣기에 모욕이나 명예훼손으로 생각하는 이와 같은 단어를 사용했을 때,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죄와 제311조 모욕죄를 적용하여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전술한 사실관계에서와 같이 개새끼, 개같은 새끼 or 개- 라고 했을 경우 본론에서와 같이 긍정과 부정의 견해가 대립하고 있으므로 처벌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선택해야 할 시점이 곧 도래할 것이다. 왜냐하면 개라는 단어를 아주 정겹게 쓰는 사람들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사회현상이고, 이제 더 이상 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욕이라고 할 수 없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또 어떤 사람은 개가 너무 귀여워 개를 데리고 자고 싶다고 하는 말 등을 쉽게 하는 것이 뉴스나 주변에서 스스럼없이 하고, 듣는 말이다. 만일 어떤 사람을 두고 데리고 자고 싶다고 했을 경우 듣는 사람에 따라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는 단어이고 문장이다. 따라서 개라는 단어가 들어간 말을 욕으로 규정하고 형법상 처벌한다면 이를 근거로 항의나 반항하는 사람들이 다수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 재판하는 판사의 판결이나 검찰의 소추, 또는 경찰 조사에서 혼선이 올 수 있고, 이에 불복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견해나 판단을 받아보자는 이론도 나올 것이고, 대법원의 판례도 전원재판부에서 새롭게 바뀔 수 있다는 어원상의 변화에 다른 추론도 가능할 수 있다. 이제는 개세끼가 욕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세상에서 살고있기 때문에 법의 적용과 해석을 일반보편적인 사람들의 의식에 맞추어 제정립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회에서 입법으로 해결 해야될 날도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법이란 상식이라는 말이 있다. 사회공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 비슷하게 인식하고 동의하고 마땅히 그랬다거나 그럴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 제정법은 실생활 가운데 성립하고 실생활을 위해서 도움이 되고 실생활을 지배하도록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법학 및 주역(철학박사 성명학)을 수십 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살아온 교육자 입장에서 견해를 밝힌다면,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개라는 단어가 들어간 말과 글을 마음대로 사용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다. 사회적인 인식과 동의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본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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