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가축시장 완전 폐업을 이뤄낸 구포가축시장.
지난 7월 1일 구포시장 내 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열린 구포가축시장 완전폐업을 위한 협약식에는 취재진과 동물보호단체 회원, 상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협약식에는 오거돈 시장과 정명희 북구청장, 전재수 국회의원, 박용순 구포시장 가축지회장이 참석해 구포가축시장 완전폐업 협약을 체결했다.
구포가축시장은 7월 1일 협약식 이후부터는 살아있는 동물을 도축하거나 전시하지 않으며 10일 이내에 영업정리 등을 마무리 하고 7월 11일 최종 폐업하게 된다.
박용순 구포시장 가축지회장은 “수십 년 해 온 생업을 그만둔다는 것은 상인에게는 죽는 거나 마찬가지다. 부산시가 과거와 같은 일방적 철거가 아닌 상생적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상인들의 생계를 먼저 챙겨 주려는 배려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거돈 시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구포가축시장이 역사적인 결단을 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 하고 “이 일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상인을 비롯해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생명 존중의 철학’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격려했다.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협약식을 마친 오거돈 시장 일행은 가축시장 거리로 자리를 옮겨 도축 위기에서 구출한 동물들을 보호소로 옮기는 환송 행사를 했다. 오거돈 시장은 현장에서 양복저고리를 벗고 구출된 동물(개)이 들어 있는 케이지를 직접 트럭에 실었다. 이를 지켜보던 동물단체 회원들과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일제히 “와~”하며 박수를 쳤고, 사진을 찍기 위한 취재진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기도 했다.
오거돈 시장은 구출 동물 환송행사 현장에서 “生命, 구포가축시장은 이제 역사 속에서 기억될 겁니다.”라는 기념 사인을 남겼다. 이날 구출되어 보호소로 이송된 동물은 모두 85마리이다.
오 시장이 “행복을 향하여 출발!”이라는 신호를 하자 동물들을 태운 트럭 3대는 생사가 오가던 구포가축시장을 뒤로하고 동물보호소로 이동했다. 구조된 동물들은 동물보호단체가 해외 입양을 추진한다.
이 날 행사를 끝까지 지켜본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은 자체 행사를 이어가며 “14년 동안 구포가축시장 앞에서 동물학대 근절 캠페인을 벌여왔지만 오늘 같은 완전폐업의 역사적인 일이 이뤄질지는 몰랐다. 너무도 감격스럽고 부산시에 감사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