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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국가 아닌 도시에 보리수 기증한 사연 - 김해시 허왕후로 맺어진 인연 교류로 이어와
  • 기사등록 2019-03-08 10: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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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김해시

 

최근 인도 정부가 김해시에 석가모니 부처의 상징인 보리수를 기증한 것을 두고, 국가 대 국가가 아닌 도시에 기증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도와 김해시의 특별한 인연은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고대사 주요 역사서인 삼국유사 가락국기편을 보면 ‘인도 아유타국 공주인 허황옥(33~189)이 16세이던 서기 48년 국왕의 명을 받아 풍랑을 잠재우는 파사석탑(경남도문화재자료 제227호)을 실은 배를 타고 지금의 김해로 건너와 가락국(가야) 시조 김수로왕과 혼인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가야사를 연구하는 사가들은 7세기 당나라 불교 승려 현장의 인도 여행기인 ‘대당서역기’ 등의 기록을 토대로 아유타국의 위치가 현재 인도 우타르프라데시(UP)주 아요디아시로 추정한다.

문헌상 우리나라 최초 이주 여성인 허황옥은 혼인 후 10남 2녀를 두었고 한국 최대 성씨인 김해 김씨와 허씨, 인천 이씨의 시조모가 된다.

허왕후는 수로왕과 혼인을 위해 장군차를 봉차(옛날 혼담이 성사되면 차 한 봉지를 양가에서 주고 받는 것)로 가져온다.

1918년 한말의 불교학자 이능화가 지은 우리나라 불교사에 관한 저술인 조선불교통사에도 ‘48년 허황옥이 가야에 올 때 차 씨를 들여왔다’고 기록돼 있다.

김해 동상동, 대성동 등지에 장군차 시배지가 남아 있으며 2017년 6월 경남도 기념물 제287호로 지정됐다.

이처럼 혈연으로 맺어진 인연은 20세기가 흘러 다시 교류관계로 되살아난다.

김해시는 1999년 아요디아 미쉬라 왕손 내외가 한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지난 2000년 아요디아와 자매도시 결연을 맺는다.

이듬해에는 허황옥을 기념하는 기념비와 공원을 아요디아에 건립하고 이후 매년 가락중앙종친회에서 인도 현지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해 오고 있다.

이렇게 되살아난 인도와 김해시간 교류는 허왕후의 후손인 허성곤 현 시장 취임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2016년 4월 취임한 허 시장은 ‘가야건국 2000년 세계도시 김해’란 슬로건을 내걸고 국제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다가오는 2042년 가야건국 2000년을 앞두고 고대 해상교역의 중심지로 철기문화를 꽃피운 가락국의 번영을 되살리기 위해 국제적인 각종 인증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도시 품격을 높여 세계 유수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에서다.

이러한 국제화 프로젝트의 실행으로 김해시는 지난해 6월 세계 245번째, 국내 14번째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았으며 국제안전도시 공인,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가야문화유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을 추진 중이다.

이런 맥락에서 허 시장은 취임 첫해 9월 한국-인도간 협력사업인 허왕후 기념공원 새단장 사업의 설계공모 심사를 위해 방한한 UP주 차관 부부를 김해로 초청해 UP주와의 교류의사를 전달하며 인도와의 본격적인 교류의 첫 발을 내딛는다.

지난 2월 불교 발원지 인도가 신성시하는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기증받기까지 허 시장은 재임 2년여간 인도를 3차례 방문했고 주한인도대사관을 5번이나 찾아가는 특유의 부지런함과 열정으로 인도인들을 감동시켰다.

허 시장은 2017년 3월 김해시장 중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UP주 아요디아서 열린 허왕후 기념비 건립 16주년 행사에 참석한 허 시장은 UP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문화, 경제 교류를 타진했다.

허 시장은 첫 인도 방문 이후 9개월만인 같은 해 12월 다시 인도행 비행기에 오른다. UP주와 국제우호협력도시 협약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허 시장은 지난해 11월 세 번째 인도 방문길에 올랐다. UP주 공식 초청을 받아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한-인도 허왕후 기념공원 공동조성사업 기공식과 허왕후 기념비 건립 17주년 기념행사,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축제 개막식 등에 참석했다.

이 때 허 시장은 비크람 도래스와미 전 주한인도대사(2015.4~2018.7)를 만나 2014년 인도정부가 한국정부에 전달했던 석가모니 보리수를 허왕후 후손들이 사는 김해에도 선물해 달라고 요청한다.

허 시장은 이어 지난해 12월 주한인도대사관을 방문해 신임 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인도대사를 면담하면서 다시 한 번 보리수 기증을 건의했고 이를 혼쾌히 수용한 인도대사가 인도정부에 제안해 전격적으로 성사된다.

인도 정부의 보리수 선물은 김해시까지 8번째이다. 그간 한국, 태국 등 7개국에 보리수 후계목을 기증했는데 특정 도시 기증은 이번이 처음으로 인도와 김해간 2000년 전 맺어진 혈연의 상징으로 김해시의 대표적인 역사관광자원이 될 전망이다.

보리수는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에서 2년 정도 특별관리를 받게 되며 다 자라면 높이 30m, 폭 15m에 달하는 거목이 되기 때문에 김해시는 불암동에 건립을 추진 중인 허왕후 기념공원 인도정원에 열대온실을 조성해 이식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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