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가족에게 실직사실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최근 실직했거나 실직을 앞두고 있는 성인남녀 440명을 대상으로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9.5%가 ‘실직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이중 절반(47.7%)은 앞으로도 계속 숨길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는 61.6%가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서’를 꼽았고, ‘어떻게 얘기를 꺼낼지 몰라서’(17.4%), ‘자존심이 상해서’(10.5%)가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잔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5.8%), ‘얘기할 기회가 없어서’(1.2%) 등이 있었다.
반면 가족에게 알린 실직자의 54.0%는 ‘실직사실을 알게 된 즉시’ 얘기했으며, 44.5%는 ‘실직 사실을 알게 되고 1주일 이내’에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퇴직한 이후’는 15.8%, ‘실직사실을 알게 되고 보름 이내’ 10.2%, ‘실직사실을 알게 되고 3일 이내’는 8.5%였다.
실직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스트레스로 인한 가족갈등이 종종 발생한다’(39.5%)는 대답이 많았고, ‘아무일 없는 것처럼 지낸다’(33.3%)가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뒤에서 내 눈치만 살핀다’(18.5%), ‘예전보다 오히려 잘 대해준다’(6.2%) 순이었다.
현재 심리상태에 대해서는 ‘미래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43.2%)이 크다고 답했으며, 이어 ‘자포자기 및 의욕상실’(24.1%),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17.7%), ‘직장에 대한 분노심’(8.6%) 순을 보였다.
이들의 91.2%는 실직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스트레스 정도는 ‘매우 심한 편’(53.9%), ‘약간 심한 편’(37.3%), ‘거의 받지 않는다’(8.2%), ‘전혀 받지 않는다’(0.6%) 순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복수응답)은 ‘불면증’(55.4%)과 ‘우울증’(46.1%), ‘대인기피증’(41.4%)이 많았고, ‘소화불량’(34.2%)이나 ‘두통’(30.7%), ‘가슴 떨림’(20.0%), ‘탈모’(13.7%)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실직에서 재취업까지의 기간을 묻는 질문에는 ‘3개월~6개월’(26.6%)과 ‘2개월~3개월’(20.5%)이라는 대답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6개월~1년’(18.9%), ‘1년 이상’(16.8%), ‘1개월~2개월’(13.0%), ‘1개월 미만’(4.2%)이 뒤를 이었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경기불황 때문에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실직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의 재취업을 돕는 사회적 분위기 정착은 물론 실직자에 대한 가족과 기업의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