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전 세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7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39세의 정치신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원내의석이 하나도 없는 창당 1년 만의 신생 정당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주요 서방국가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중도신당 앙마르슈(전진)의 마크롱은 66.1%의 표을 얻어, 득표율 33.9%에 그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를 압도하며 프랑스 제2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39세의 마크롱은 프랑스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프랑스 국민들이 정치신인 마크롱을 선택한 것은 기성정치권에 대한 경종이자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력정당인 사회당정부는 경제회생과 국민통합에 실패했으며, 제1야당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후보는 부패혐의로 몰락하면서 양당의 대선후보가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결선투표에 신생정당과 극우정당 후보가 맞붙으면서 ‘맥빠진 선거’가 될 거란 관측이 제기됐으나 정치신인 마크롱은 이러한 판세를 유리하게 돌려세웠다.

전직 투자은행 직원 출신인 마크롱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정권에서 경제장관을 역임했지만, 1년 전 공직을 사퇴하고 신당을 창당했다. 그는 사회 불평등 해소 등 진보정책과 기업규제 완화 등 보수정책을 아우르는 중도정치를 표방했다. 특히 기존의 정치세력과 맞서 싸우는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크롱은 주요 정책으로 유럽연합(EU) 잔류, 자유무역, 문화적 다원주의를 내걸며 영국 브렉시트(EU 탈퇴), 미국 트럼프 행정부 등의 극단주의와 우파 포률리즘 확산에 제동을 걸었다. 마크롱의 아내가 25살 연상이라는 점도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일조했다.

마크롱이 ‘새정치’를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다음 달 있을 총선에서 얼마나 많은 의석을 확보하느냐가 중대 변수로 남아있다. 의회기반이 없이는 새정치도, 프랑스의 미래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는 사회당과 공화당이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만약 마크롱이 6월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존 정당과의 연대가 불가피하다.

이번 프랑스 대선결과는 우리나라 정치상황과도 일맥상통한다. 과반의석이 없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이끌 새 대통령 역시 국회와의 협치와 통합의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능과 부정부패로 인해 결국 국민들로부터 탄핵된 것처럼 우리나라 정치권도 개혁과 변화가 없다면 결국엔 국민들로부터 탄핵당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우리가 프랑스 대선을 주목해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