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더 낮아져 3.3%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상수지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상품수입 증가세 둔화에 힘입어 86억 달러 정도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12일 내놓은 '2008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에는 상반기에 물가상승과 자산가치 하락, 고용악화 등으로 민간소비가 크게 둔화되었다가 하반기에 다소 반등하면서 내수증가세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수출증가율은 대폭 하락하면서 경제성장률이 3.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 전망치 4%는 물론, 삼성경제연구소(3.6%)나 LG경제연구원(3.6%), 한국경제연구원(3.8%) 등 대부분 민간연구소의 예측치보다 낮다.
설비투자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신용위축과 세계적인 성장둔화에 따라 1.9% 가량 증가하고 건설투자는 토목부문 증가에도 불구하고 건설부문 회복이 지연돼 전체적으로는 2.6%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수지는 흑자규모가 올해보다 대폭 확대돼 240억 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서비스. 소득. 경상이전수지는 내수둔화로 적자규모가 올해 180억 달러보다 축소된 150억 달러 가량이 될 것으로 보여 경상수지는 86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거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돼 3.6% 정도에 머물겠지만 취업자 증가폭은 내수침체 영향으로 10만명 내외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국제 원유가가 하락 반전하고 국내 수요압력도 둔화돼 올해 4.8%에서 내년에는 3.6%로 안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KDI는 당분간 경기연착륙을 위한 적극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정부가 최근 내놓은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의 기본방향은 적절하다면서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여건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재정을 조기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 역시 경기하락을 완충하기 위해 목표금리 수준을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금융정책은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지급보증이나 유동성 공급은 유지하되 도덕적 해이의 발생가능성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부실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신속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며 은행주식 보유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는 대주주에 대한 개별적 심사와 구체적 감독강화방안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정택 KDI 원장은 "연구기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면서 "미국의 경기부양 대책이 효과를 내거나 오바마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는 등의 국면 전환이 없다면 경기는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잘 지켜봐야할 것이 중국 경제가 잘 흘러갈 지 여부와 세계 경제와의 디커플링"이라면서 "중국이 8% 성장한다면 높은 수치로, 세계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이 같은 경제전망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2%대 중반 수준으로 하락하고 국제유가는 올해보다 크게 떨어진 연평균 배럴당 70달러 수준, 실질실효환율은 올해와 유사한 수준임을 전제로 해서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