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지난 과거 부산시 사상구 주례동 언덕위 제법 커다란 건물. 형제복지원이 있었다. 그곳에서 새어 나왔던 아픔에 겨운 사람들의 소리없는 외침이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 집 없고 돌봐줄 사람 없이 불쌍한 사람들을 모아서 재워주고 생활하게 하는 따뜻한 의미의복지원이었다. 힘들고 어려운 삶을 함께 의지하며 기대면서 안아주었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그곳은 복지를 가장한 악마의 유혹이었고 복지가 필요했던 불쌍한 우리 이웃 형제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았다. 굶주림과 배고픔, 폭력과 협박, 감금, 성폭력, 심지어 죽음으로 몰고까지 입에 담기도 안타까울만큼 난도질했다. 그야말로 형제복지원은 환하디 환한 세상속에서 아무런 거리껌없이 악행을 자행한 곳이다.
만약에 당시 복지원에 수용되었던 그들이 죽음이라는 최악의 강요를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지금쯤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불구로 차라리 당신 자신이 죽음을 선택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말짱한 정신으로 그들에게 가해진 성적 폭력으로 인한 인간적 모멸감이란 상상하기도 힘들 것이다. 형제복지원은 단순한 과거사일뿐이고 지나간 사건으로만 내칠 수가 없다. 그곳 복지원을 거쳐간 3천여명은 우리가 보듬아줘야 할 형제이고 또 이웃이다.
지금 그들이 어떤 고통과 수치심, 모멸감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는지 이제라도 그들의 삶을 위로하고 사죄하고 또 보상해야한다. 어떠한 변명일지라도 국가는 국민의 맨 밑바닥 생명권마저 지켜주지 못했다. 오히려 가해자들을 비호하며 피해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
이제라도 그들이 남아있는 삶의 길목에서 단 하루라도 사람다운 대접을 받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만이 국가가 그들에게 해줄수 있는 양심적인 배려다.이는 정부의 어느 부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제라도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이 마련되기를 촉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