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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 폐지로 모은 1천만원 성금 기탁 - 괴정3동 ‘꽃마을 경로당’, 관광 위해 10여년 모은 적립금 이웃돕기
  • 기사등록 2014-01-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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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할머니들이 관광을 가기 위해 10여년 동안 폐지나 빈 병, 헌 옷을 팔아서 모은 1천만원을 이웃돕기성금으로 기탁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주인공은 괴정3동 ‘꽃마을 경로당(회장 나금임)’ 할머니들로 오는 1월22일(수) 오후 2시30분 이경훈 사하구청장에게 성금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1991년 설립된 이 경로당은 60명의 할머니들로 출발했다. 어느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를 알 정도로 친해지자 ‘생전에 좋은 곳에 구경이나 가자’고 뜻을 모아 1997년부터 골목을 누비며 재활용품을 모았다.

이로 인해 경로당 앞은 항상 재활용품들이 산처럼 쌓여 눈살을 찌푸릴 만도 했지만 이웃들의 이해와 배려가 있었기에 10년 넘게 수집이 가능했다. 어머니 같은 마음에 집에서 버리려고 했던 폐지나 빈 병을 가져다주는 주민들도 있었다.

폐지 수집만으로는 이렇게 큰 액수가 모이기는 쉽지 않다. 손자, 손녀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 어버이날 받은 용돈을 쪼개서, 잔치가 있을 때 등 경사가 있을 때면 5만원, 10만원을 내놓으면서 적립금을 쌓아갔다. 좋은 일을 남과 함께 하고 싶은 할머니들의 따뜻함에 비례해 돈의 액수는 점점 불어갔다.

처음 한두 번 당일치기 관광을 다녀오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거나 지병으로 회원 수가 점점 줄면서 장기간의 여행은 못하게 됐다. 지금 남아있는 20명의 회원들은 허리디스크나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이다. 세월이 할머니들의 몸을 상하게 하는 동안 적립금은 이자가 불어나 1천만원으로 늘었다.

지금은 돌아가신 어머니 때문에 인연을 맺어 경로당 총무를 맡고 있는 이승찬(65․남) 씨가 이웃돕기성금 기탁을 제안하자 할머니들은 “잘 생각했다”며 흔쾌히 승낙했다.
이 씨는 4년 전 다른 주택에 월세살이를 하던 꽃마을 경로당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할 수 있도록 자신의 주택을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전기, 가스, 수도 등 남자 손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어머니께 못다 한 효도를 할머니들에게 하고 있다.

이들이 전달한 1천만원은 괴정3동 어려운 이웃 10세대를 포함해 사하구의 저소득층 100세대에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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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1-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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