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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5월 16일.우리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HEMU-430X)’가 창원중앙역에 등장하면서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운전중인 이 열차는 같은 해 12월 시시속 354.64km를 가뿐히 돌파하더니, 금년 1월에는 시속 400km를 뛰어넘었다.

# 도대체 해무 같은 고속열차의 경우 운행제어는 어떻게 가능한가?

사람이 신호를 인지하고 안전운전을 할 수 있는 속도는 시속 160km이하다. 해무와 같은 고속열차의 경우 고속운전에서는 신호를 인지하고 정지조치를 하게 되더라도 제동거리가 더 길게 된다. 따라서 오늘날의 고속운전의 경우는 앞서가는 위치, 선로의 기울기 및 곡선반경 등을 고려하여 계산된 허용속도내 운행을 가능하게 하는 안전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이렇게 열차운행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열차운행을 제어하는 안전시스템을 '철도신호제어시스템'이라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철도신호제어시스템은 어떻게 발전했고 어떤 설비들이 있을까?

# 말에서 차상신호까지...

초창기 철도운행에서는 신호수가 말을 타고 선로의 상태를 확인하고 진행해도 좋다는 신호를 깃발로 표시하면 열차가 진행했다. 시속 300km의 고속열차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일면 이해되지 않는 듯도 하나, 당시로는 안전 확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이후 19세기 말, 완목식신호기(腕木式信號機)라 불리는 기계식 신호기가 도입되면서 통표폐색기와 함께 신호기와 신호리버간을 철선으로 연결해 기계적인 힘에 의해 주간에는 완목의 위치에 따라, 야간에는 신호기의 등 색깔에 따라 열차의 정지 또는 진행을 표시했다. 지금도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장생포역에 가면 운용중인 완목식 신호기를 볼 수 있다.

폐색방식이란 열차의 추돌 위험을 막기 위해 선로에 적당한 구간을 만들어 한 구간에 한 개의 열차만을 운전하도록 하는 방법을 말한다. 또, 완목식 신호기는 기둥의 상부에 직사각형의 완목을 설치하여, 완목(가로대)의 각도에 의해 신호를 나타내는 신호기(信號機)를 말한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철도차량 속도가 상승함에 따라 자동폐색 신호기가 설치되었고, 철도신호시스템도 기계식에서 전기식 계전연동장치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42년 영등포~대전 사이에 최초로 자동폐색 신호기 및 제 1종 전기연동 장치가 설치되었다. 1969년에는 경부선 서울~부산간 열차자동정지장치(ATS : Automatic Train Stop)가 설치되어 열차의 안전성을 대폭적으로 향상시켰다.

이어 21세기 들어 한국철도는 2004년 4월 1일 KTX 시대의 개막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열차속도가 시속 300km로 상승하면서 신호시스템 또한 변화해야 했다.

ATS 지상신호는 진일보한 ATC(Automatic Train Control : 자동열차제어장치) 차상신호방식으로, 연동장치도 전자식 기반의 전자연동장치로 도입되는 등 고속주행에 따른 안전성, 신뢰성이 대폭 향상되었다.

이후, 한국철도는 2010년 KTX-산천, 2012년 해무(HEMU-430X)를 국내기술로 개발 완료하는 동시에 열차의 고밀도 운행이 가능한 ATP(Automatic Train Protection : 자동열차방호장치)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고효율을 지향하는 미래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있다.

# 철도르네상스와 신호시스템

다소 퇴색된 듯 보이던 철도교통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철도르네상스라고도 불리는 이 친환경 교통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철도 선진국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핵심코어라고 할 수 있는 신호설비분야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IT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우리나라 철도신호기술은 이미 상당부분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다년간 운용해온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1~12년까지 방글라데시 철도청의 철도신호제어시스템 구축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다.

굳이 ‘세계정시율 1위’ 라는 국제철도연맹의 자료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국내‧외에서 그 안전성과 신뢰도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1899년 이땅에 철도가 처음으로 달린지 114주년이 되는 해다. 한 세기를 넘어 달려온 철도 역사는 다음 100년으로 바통을 넘기고 있다. 철도신호제어시스템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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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3-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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