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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닥터스 '북한 개성병원' 역사의 뒤안길로... - 12월말 계약 종료, 8년간 북 근로자 등 35만여명 무료진료
  • 기사등록 2012-1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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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에서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해오던 그린탁터스의 ‘북한 개성병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전해져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재단법인 그린닥터스(이사장 정근)는 지난 6일 북한 개성공단에서 운영 중인 그린닥터스 남북협력병원이 8년간의 영욕의 세월을 뒤로 한 채 올해 12월말로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1월 개원한 그린닥터스 개성병원은 8년 동안 북한 근로자 30만명을 포함해 모두 35만여명의 남북한 근로자들을 무료 진료하는 등 한반도 평화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린닥터스는 이달 초부터 개성병원 내 의료시설 등을 철수하는 문제를 북측관계자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닥터스 개성병원은 지난 2004년 우리정부가 개성공단 사업에 참여하면서 공단 근로자들의 응급 진료를 목적으로 대북 협력사업자를 모집했고, 이에 그린닥터스가 첫 대북사업자로 지정된 이래 꼬박 8년간 남한 근로자 5만명과 북한 근로자 30만명 등 모두 35만 여명을 무료 진료했다.

그린닥터스는 그동안 남측 근로자들을 진료하는 남측 진료소를 직접 운영했고, 북측 근로자들을 상대로 한 북측 진료소의 운영비 일체를 부담해왔다. 그린닥터스는 20명이 넘는 북측 의료진들의 월급 3천 달러 등 협력병원 운영을 위해 매달 천만원을 지원했다. 또 개성병원 의약품과 북한 개성시 인민병원에 보내는 의약품을 포함해 매년 5억∼8억원 상당의 의약품을 지원하는 등 지금까지 50억원 이상 지원해왔다.

그린닥터스는 개성병원을 운영하면서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으나 8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북한 땅에서 무료 진료를 해왔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과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남북관계가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그린닥터스 의료진들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불씨’를 지켜왔다.

개성병원은 남한 근로자의 무료진료는 물론 북한 근로자의 치료지원과 장비, 의약품 지원을 비롯한 북한의료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한 의료교류를 지속해왔을 뿐만 아니라 탁아소 지원, 결핵퇴치 사업 등 의료 외에 다양한 민간 분야에서 남북한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사실상 8년간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건강을 책임져 온 그린닥터스 개성병원이 운영을 종료함에 따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새로운 ‘개성공단 응급의료시설’을 설치하고 이달부터 경기 일산백병원에 응급의료시설의 운영을 위탁했다.

그린닥터스 개성병원 설립을 주도한 정근 이사장은 “지난 8년간 개성병원을 통해 민간차원의 의료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남북관계 개선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비록 개성병원은 아쉽게 운영을 종료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동안 대한결핵협회와 함께 진행해 왔던 북한주민 결핵퇴치 사업, 부산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진행했던 탁아소 지원 사업 등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린닥터스는 1997년 IMF시절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백양의료봉사단’이 전신이다. 정근 이사장을 중심으로 꾸준한 봉사활동을 진행하던 중 좀 더 체계적인 의료봉사와 해외구호활동을 위해 2004년 초 부산에 본부를 두고 ‘재단법인 그린닥터스’를 설립하게 되었다. 그린닥터스는 그동안 해마다

500여명의 의료봉사단을 구성하여 5∼6개국의 의료후진국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하였다. 또한 지진, 쓰나미 등으로 피해를 입은 긴급재난지역에 의료진을 급파하는 등의 다양한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해왔다.

2004년 후반부터 북한 개성공단 내 개성병원을 운영해왔으며, 2010년에는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미얀마 현지에 병원을 열고 운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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