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기념 포스터_ 감만동 아이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의 역사성을 부각하고,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극복하는 부산사람들의 역동적 생활상을 담아낼 임시수도기념관 전시관이 오는 19일 개관한다.
임시수도기념관은 1984년 개관하여 올해 28주년을 맞이한 부산박물관 산하 박물관 중 하나로, 한국전쟁 당시 ‘부산 경무대’로 사용되었던 대통령관저(서구 부민동, 512㎡) 내부를 전시공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임시수도 부산을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부산시 기념물 53호로 지정되어 공간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부산시는 지난 2002년 검찰청사의 이전으로 매입했던 고등검사장 관사를 올해 전면수리해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의 임시수도기념관 전시관(연면적 413㎡)을 개관하게 되었다. 전시관은 상설전시실, 수장고, 사무실 등의 시설로 이루어져 있으며 2,000여 점의 유물을 갖췄다.
이로써 임시수도기념관은 ‘대통령관저, 전시관’의 두 개 전시동을 갖추게 되었다. 대통령관저에서는 한국전쟁을 진두지휘하고, 국정을 운영한 이승만대통령의 행적과 이와 관련된 전시물들을 전시하는 한편, 새로 문을 여는 전시관에서는 임시수도로서 부산의 역사성을 담아내게 된다.
이번에 개관하는 전시관은 임시수도 부산의 정치․경제․교육․문화상을 생동감 있게 재현하고,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며 국가재건의 원동력이 된 부산사람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기존의 전통적인 박물관에서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과감하게 모형을 설치하고, 그 사이에 유물을 전시함으로써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전시구성은 크게 ‘전쟁과 삶’, ‘임시수도부산 1000일’로 나뉜다. ‘전쟁과 삶’에서는 남과 북을 넘어 국제전쟁으로 확대된 한국전쟁 과정을 조망하고, 국군 뿐 아니라 북한군, 중공군, 유엔군이 사용했던 물품들을 전시했다. 전쟁터로 아들을 보낸 아버지의 위문편지, 군번, 북한군 물통 등을 비롯 중공군과 유엔군의 다양한 참전 기념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부산에 자리 잡게 된 피란민의 일상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부산 도처에서 볼 수 있었던 판자집을 실제 크기로 만들어 가난한 그들의 일상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이북5도민회 부산지부 이기활 회장이 고향에 있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고이 간직했던 피란의복을 이번 전시관 개관을 기념으로 기증해 그 뜻을 더하고 있다.
좁아서 터져나갈 듯한 도시에 피란민들을 끌어안고 함께 한 부산시민들의 삶도 번거롭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피란민들에 대한 애틋함과 정이 있어 생기를 잃지 않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시끌벅적한 국제시장, 부산의 대표음식으로 자리 잡은 밀면, 지역의 대표적 기업이자 피란화가들의 생계를 도운 ‘대한도기’와 전쟁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교육열로 이어간 피란학교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기장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신경복 선생의 일기장을 통해 당시 교과내용 등 학교생활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임시수도에서 꽃 피운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은 다방 ‘밀다원’을 연출 재현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밀다원’은 김동리 소설 <밀다원시대>에서 그려지듯 전쟁 당시 문학인들의 아지트였다. 전봉래 자살사건으로도 유명하며 이호철의 소설 <소시민>에서는 전쟁 와중에 앙드레지드 1주기 행사를 가졌던 곳으로 묘사되고 있다. 다방에는 피난살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뮤직박스도 설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