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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미디어 그리고 인권... - 제78차 국제 PEN 대회 개막식 스케치
  • 기사등록 2012-09-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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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월) 경주현대호텔에서 ‘문학, 미디어 그리고 인권’을 주제로 제78차 (사)국제PEN 대회가 열렸다. 이번 국제PEN대회는 1921년 설립해 90년 동안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문학과 표현의 자유’로 정치적, 종교적, 경제적 이념 및 모든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을 극복하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움 속에 문학과 예술로 시대적 분열 및 인권의 위기에 대한 미래의 방향성을 재조명, 소수민족의 언어보존을 위해 세계문단이 함께하는 소중한 자리가 됐다.

이날 행사의 시작은 이길원(시인. 국제PEN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의 환영사로 개막을 알렸다. 이어 존 롤스톤 소울(국제PEN회장)의 개회사와 더불어 최광식(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의 축사 및 김관용(경북도지사), 최양식(경주시장)의 천년 고도에서의 아름다운 인연 이야기가 이어졌다.
 
현재 국제PEN 클럽은 114개국 143개 센터가 가입 돼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PEN 대회는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대회에는 나이지리아 출신 의 월레 소잉카(1986년),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2008년),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2006년) 등 세 명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함께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한국 문단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고은, 이문열, 임헌영, 김남조, 유안진, 신달자, 오세영, 허형만, 유자효, 문효치, 손광성, 문삼석, 강희근, 이상문, 김경식, 이근배, 홍성란, 장윤익, 김영순, 도명학, 유미리 등 국내외 문인 600여명이 참석해 권력 앞에 비굴하지 않는 ‘무력보다 펜은 힘이세다’로 그 위상을 떨쳤다.

한편 대한민국은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 이번 대회의 최대 화두인 진정한 인권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더불어 탈북 문인 20여명으로 구성된 ‘망명 북한작가펜센터’도 이번 대회를 통해 회원으로 가입할 예정이어서 오늘의 북한 인권의 실상을 통해 이념의 장벽을 초월해 ‘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며 차이와 대립의 세계를 탈구축해 균형과 조화의 어울림으로 소통의 창의적 문화에 대한 진화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출신 아프리카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소잉카는 내전의 혼란속에서 자국의 정치 권력을 적극적으로 비판, 2년간의 수감생활로 억압의 시간을 경험했지만, 흔들림 없는 신념으로 ‘표현의 자유’ 슬로건을 내세운 국제PEN 대회와 일맥상통하는 인물로 평가됐다.

그는 작가의 역할에 대해 “국가, 종교, 이데올로기 등 힘으로 벌어지는 테러를 막는 것”이라며 “소수 권력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 전쟁을 불사한다면 언어라는 도구를 이용해 소수집단의 교만함을 극복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소잉카는 기조연설에서 “창의성은 구속의 반대말이다. 권력은 구속을 좋아한다.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는 종교적, 세속적 권력을 위협한다. 그러므로 ‘나는 창조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해 상상력을 가진 인간의 자유로운 영혼의 위대함과 시.공간을 초월한 창의성에 키워드를 맞췄다.

그는 자국에서 반역죄로 사형선고까지 받았으나 1999년 정권이 교체된 후 귀국, 지난 2005년 세계평화시인대회에 참석해 분단의 현장인 금강산에 오르기도했다. 1986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국제 예술과 인권 기구 등에서 활동하며 ‘아케에서의 유년시절’, ‘동이 트면 떠나라’, ‘공포의 계절’, ‘사마르칸트와 내가 아는 다른 시장들’ 등 희곡. 시. 소설의 장르 구분없이 왕성한 창작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미래’ 기조강연에서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는 “천년고도 서라벌에서 월명 스님의 피리소리를 듣던 달과 화랑이 가는 길을 빗자루질한 혜성과 승 영재가 시를 읊어 산적들을 무릎 꿇게 한 그 감동이 맞먹는 가장 오래된 미래의 좌우, 이항대립 및 그 경계를 넘어선 언어의 힘은 인권선언이나 법제도 보다 휠씬 앞서 월명과 영재, 화랑이 걷던 가장 오래된 길을 만들게 됐다.”라고 말하며 놀라운 우연에 감동을 표출했다.

또한 “화랑도는 자연과 인간, 정신과 육체의 문과 무를 겸비한 개인과 공동체에 상반하는 모든 경계선을 허무는 조화로운 어울림이다.”라며 인간 삶의 융합적 공존 및 통합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앞선 한국적 디지털미디어를 표방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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