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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에 올라온 임금대별 일자리 통계에 따르면, 2011년 4분기 기준 전체 1731만명의 임금근로자 가운데 940만명(54.3%)이 월 200만원 미만을 받는다.

월급 200만원은 4인 가구가 기본적인 생활만 할 수 있는 돈이다. 통계청의 가계소주동향 등에 따르면 월200만원을 받을 경우 세금, 4대보험료, 대출이자 등 명목으로 30만원 정도를 뗀 뒤 170만원쯤 남는다.

이는 기초생활보장 대상이 되는 최저생계비 149.5만원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자녀 사교육이나 저축은 꿈도 꾸기 어렵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활이 안 되는 것이다.
이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2011년 기준 배우자가 있는 1162만 가구 가운데 43.6%가 맞벌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이 맞벌이 전선에 뛰어든다고 해도 10명 중 8명(76.7%)은 200만원 미만의 저임금 일자리를 잡을 뿐이다. LG경제연구원 이모 연구위원은 “가장 혼자벌어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우니 여성들이 취업전선에 내몰리고 있지만 좋은 일자리가 없어 양극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통계에서 200만원 미만 월급쟁이 940만명 가운데 임시·일용직(대부분 비정규직)과 상용직(대부분 정규직)의 수는 각각 473만명, 467만명으로 비정규직이 6만명가량 많다. 하지만 각 직군 내 비율을 놓고 보면 비정규직 524만명 가운데 무려 87.7%가 월 200만원 미만인 반면 정규직은 42.2%다. 비정규직 10명 중 9명이 월 200만원 미만을 받고 생활한다는 얘기다.

비정규직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번 통계에서 대졸 이상 학력자의 27%가 월급이 200만원을 밑돌았다. 대학을 나와도 4명중 1명은 200만원 미만 월급쟁이가 되고 만다.

쥐꼬리만 한 월급 문제는 정규직에선 개선되고 있지만, 비정규직에선 별 진전이 없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도 이번에 확인됐다. 4분기를 기준으로 2010년과 2011년을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월 100만원 미만의 질 낮은 일자리를 11.3%감소한 반면, 월400만원 이상 일자리는 11.6%증가했다. 그런데 임시·일용직으로 한정하면 월 100만원 미만 일자리 감소폭과 월 400만원 이상 일자리 증가폭은 각각 6.5%와 5.3%에 그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2009년 기준 한국의 저임금(중간임금의 2/3미만) 노동자 비중은 25.7%로 OECD내에서 가장 높다. 벨기에(4.0%), 노르웨이(4.0%) 등 유럽국가는 물론 미국(24.8%), 영국(20.6%), 캐나다(20%) 등 영미권 국가보다도 높았다. 실업률은 OECD내에서 최저 수준이지만 일자리의 질은 OECD에서 가장 안 좋은 것이다.

최근 우리 노동시장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고용형태와 생산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점이다. 기간제·시간제·파견 같은 비정규직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모든 것을 직접 해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내하도급을 통한 생산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 근로자와 중소기업 근로자간의 양극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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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8-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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