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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척추, 당당하게 허리 펴자! - 척추관 협착증, 최소 침습 척추 수술
  • 기사등록 2012-07-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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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민병원 이사장 정흥태 (척추전문의)
 
평생을 종갓집 며느리로 살면서 올해 환갑을 맞은 분이 진료를 받으러 왔다. 자기 몸 부서지는지도 모르고 집안일에 농사일까지 도맡아 한 그분은 이제 자식들도 다 결혼시켜 여름철 여행이나 하면서 여생을 즐겨볼 참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그동안 허리만 가끔 뻐근했는데 몇 달 전부터 다리까지 저리고 아프기 시작했다. 앉아 있을 때는 그런대로 견딜 만한데, 걷기만 하면 마치 다리가 터져 버릴 것 같단다. 이상한 일은 앉아서 조금 쉬면 고통이 싹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그녀를 괴롭히는 병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이란 척추 몸통과 척추 뒤 뼈 사이에 있는 수도 파이프 같은 관이다. 척추관이 좁아져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디스크가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데 비해 척추관협착증은 50대 이후에 흔하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도 삶의 질의 중요성 때문에 스포츠 활동을 즐긴다. 하지만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이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이런 활동을 방해하는 데 가장 큰 적이다. 우선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통증주사 치료 등을 전문의와 상담 후 실시하게 된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과 병행하면 효과가 더욱 좋다. 수술은 최후의 수단으로, 많은 분들이 허리수술 받으면 무조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심해 요통과 다리 저림이 심하고 마비증상으로 삶의 질이 현격히 떨어질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한데도 그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으로 꺼리면 척추가 아예 망가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과 환자에게 가장 안전한 치료법의 선택이며, 여기에는 '최소침습 척추수술'로서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다른 환자가 있다. 50대 중반 여성 환자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병원을 찾았다. 진료기록지를 보니 5년 전 타병원에서 척추관협착증으로 척추고정술을 받았는데 현재 통증이 너무 심해져 내원한 것이다. 척추 수술 후 허리에 좋다는 운동과 통증주사치료를 다 해보았지만 이렇게 악화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최근 촬영한 MRI 영상과 수술 전 영상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척추 고정 수술을 받은 부위 위쪽 인접 부위가 좁아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미 환자의 증상은 허리 통증은 물론이고, 발목과 발가락까지 심하게 저렸고 수면장애까지 겹쳐 재수술이 필요했다.

필자는 작은 상처를 통해 조직손상을 최소화하고 무수혈로 진행하는 '최소침습 요추후궁성형술'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무조건 나사못 고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좁아진 척추관만 넓히는 수술로서 과거처럼 척추 뼛속에 인위적으로 나사못을 박을 필요가 없어서 후유증이 적은 장점이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고령 환자에게 특히 권유하는 방법이다. 만약, 척추관이 심하게 좁아졌거나 척추가 분리되면서 분리된 부분의 척추 뼈가 앞으로 밀려나와 있을 경우, 척추뼈가 심하게 흔들려 불안정성이 있을 경우에는 고정이 필요하다. 이때도 특수기구로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최소침습 척추고정술’로 치료하게 된다.

이처럼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질환이지만, 요통과 다리 저림이 심해 걸을 수도 없고 서 있기도 힘들면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꾸준한 허리근력강화운동과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마음의 안정으로 스트레스를 멀리하는 게 좋다. 만약 수술이 필요하다면 '최소침습 척추수술'이 실버들에게 당당하게 허리 펴고 살 수 있는 또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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