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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상치 않은 삶의 행보를 통해 영화적 영감을 제공했던 괴짜 장인․예술가들과의 특별한 만남이 영화의전당에서 마련된다. 오는 10일부터 열흘간 열릴 ‘영화가 사랑한 괴짜들’에서는 만화가, 작가, 영화감독, 배우, 코미디언, 로커, 메이저리그 야구단장까지, 특별한 재능과 터무니없는 약점 혹은 기벽을 함께 지닌 괴짜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10편이 소개된다. 특별한 인물들을 다룬 영화들인 만큼, 각각의 형식과 제작 계기도 다양하다.
다수의 경멸과 소수의 숭배를 동시에 받은 전무후무한 컬트 코미디언 앤디 카우프만의 반생을 다룬 <맨 온 더 문>, 펑크록의 시조로 추앙되는 ‘섹스 피스톨즈’의 베이시스트 시드 비셔스의 소란스럽고 슬픈 마지막 날들이 담긴 <시드와 낸시>, 메이저리그 만년 꼴찌 팀을 이끌고 기적을 이룬 구단장이었지만 내적인 분열로 고통 받은 빌리 빈의 실화를 다룬 <머니볼>, 영화 역사상 최악의 감독으로 불린 에드 우드에 바치는 팀 버튼 감독의 그로테스크한 송가 <에드 우드>, 공포영화의 거장 제임스 웨일의 분열적인 노년을 서정적으로 그린 <신과 괴물들>은 작품성을 공인받은 수작들이다.
뛰어난 다큐멘터리들도 있다. 미국 언더그라운드 만화가의 대부 로버트 크럼의 삶과 예술세계를 감동적으로 다룬 <크럼>, 영화사상 가장 괴팍한 배우 가운데 한사람인 클라우스 킨스키의 삶을, 그의 예술적 동반자이자 그와 극단적인 애증을 나눈 독일의 거장 베르너 헤어초크가 담아낸 <나의 친애하는 적> 등이 그런 작품이다.
이와 함께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오가며 코믹북 스토리작가 하비 피카의 일대기를 다룬 <아메리칸 스플렌더>, 작가와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쿠바의 혁명기를 힘겹게 버텨냈던 인물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비포 나이트 폴스>,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미국 천재화가 잭슨 폴락의 사랑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폴락>까지 총 10편의 특별한 인물들에 관한 특별한 영화들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이번 ‘영화가 사랑한 괴짜들’에서는 범상치 않은 영화만큼이나 범상치 않은 게스트들을 초청해 관객들과 함께 괴짜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한 시간을 준비했다. 먼저 오는 11일 저녁 7시에는 영화 <크럼> 상영 후,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과 함께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만화가의 시선에 대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13일 저녁 7시에는 ‘하이킥’ 신드롬을 일으킨 김병욱 감독과 함께 영화 <머니볼> 속 ‘빌리 빈’ 단장과 소심한 인간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하이킥 캐릭터들을 비교해가며 관객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14일 오후 2시30분에는 유세윤의 오랜 롤모델이었던 앤디 카우프만의 일대기를 그린 <맨 온 더 문> 상영 후, 그와 함께 코미디언의 인생을 진지하게 이야기해 본다. 마지막으로 18일 저녁 7시에는 <시드와 낸시> 상영 후 우리나라 대중음악 최고의 싱어송라이터 가수 이적과 함께 1970년대 펑크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평소에 쉽게 만날 수 없었던 특별한 예술가들과 특별한 영화를 함께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흔치 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