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경주마는 평균 시속 60km정도로 달린다. 또한 경마공원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크기이다. 그런데 이렇게 빠른 경주마를, 이렇게 큰 규모의 경마공원에서 육안으로 하나하나 구별해 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법 한데, 아나운서의 경마중계를 들어보면 신기하게도 마필은 물론 기수까지도 명확하게 구별해 내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데 그 신비로운 능력의 비밀이 기수별 헬멧 색상과 개인별 복색에 있다고 한다.

*고유의 복색과 헬멧커버, 마필 구분해내는 데 주효
아나운서들은 경마일 발행되는 ‘오늘의 경주’ 책자에 나와 있는 기수와 마필의 이름, 출주번호만으로 중계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기수의 복색’과 ‘헬멧의 색’으로 기수와 마필을 구분해 낸다. 때문에 아나운서들은 입사 초기에 가장 먼저 하는 업무는 다름 아닌 기수들의 복색을 암기하는 것이다.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1,400마리가 넘는 경주마들이 기거하는 탓에 경주마들의 이름을 모조리 암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마필에 기승하는 기수들의 복색을 외우는 편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수가 수십 명이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다.

기수복색은 마사회에서 미리 정해놓은 10가지 색상(빨강, 파랑, 노랑, 보라, 초록, 고동, 하양, 분홍, 검정, 하늘) 중 자신이 원하는 색상 3가지 이내로 선택한 후 국제규정 도안을 참고해서 기수 개인이 디자인한다. 타인이 사용했던 복색은 3년이 지나야 다시 사용할 수 있고, 이미 등록되어진 복색과 동일하거나 비슷할 경우에는 사용이 제한된다.

모자색상은 발주번호에 따라 1번 하얀, 2번 노랑, 3번 빨강, 4번 검정, 5번 파랑, 6번 초록, 7번 고동, 8번 분홍, 9번 보라, 10번 하늘색, 11번 하얀 바탕에 하늘색 줄, 12번 노랑 바탕에 하늘색 줄, 13번 빨강 바탕에 하늘색 줄, 14번은 검정 바탕에 하늘색 줄 등이다.

열두가 넘는 경주마들이 혼전을 펼칠 때면 앞선 마필에 가려 뒤에 있는 기수의 복색이 가리기도 하지만 헬멧이 가리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경주상황을 알리기에 헬멧색상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아나운서들은 기본적으로 기수 고유의 복색을 외운 후 1번부터 14번까지 다른 모자 색을 곁들여 매 경주 중계 시 거의 본능적으로 출주 마들과 매치를 시킨다.

*복색과 헬멧 밖에 숨겨진 컬러의 비밀들
복색과 헬멧 외에도 색상으로 약속된 것들은 더 있다. 바로 경주마들 등번호판의 색상으로 해당 경주의 ‘격’과 ‘산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일반경주의 경우 국내산마 경주의 등 번호판은 ‘황색’이며, 혼합경주는 ‘백색’으로 운용 중이다. 특별 · 대상경주는 별도의 산지구분 없이 운용되는 데 특별경주는 공히 ‘청색’으로, 대상경주는 ‘적색’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면 오늘의 경주 책자를 보지 않고서도 관람 중인 경주의 격이나 산지도 알아낼 수 있겠다.

경주마 훈련의 가장 기본이 되는 새벽조교 시에도 컬러의 비밀은 계속된다. 경마공원에는 매일 새벽 수백 마리의 경주마들이 조교를 시행하는 데, 이 때 기승자들은 미리 정한 색상의 헬멧을 착용한다. 조교사는 검정색, 조교보는 검정색에 하얀색 가로줄로 구별된다. 기수는 노랑색 헬멧을 착용하며, 주로조교가 가능한 조교승인의 경우엔 녹색 헬멧을 착용한다. 간혹 기수후보생들이 경주로 조교에 나서는 경우도 있는 데 이때 기수후보생들은 빨강색 헬멧을 사용한다.

조교 시 사용되는 경주마들의 재킹색상에도 차이가 있는데, 새벽조교에 참여하는 모든 경주마들은 기본적으로 빨강색 재킹을 착용하고, 그 중 금주에 출전이 예정된 마필들은 노랑색 재킹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가운데도 특별-대상경주에 나서는 마필들은 파란색 재킹을 착용하도록 구분하고 있다. 한편 주행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신마들은 검정색 재킹을 착용하며, 서울과 부경의 오픈경주 시 시행 경마공원으로 원정 온 마필들에게는 흰색 재킹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 교수 출신 조교사 권승주, 1승이 목마르다

지난 18일 부산경남경마공원 제1경주 1000m 출발대, 경주마 ‘청년드림’이 출발대 1번칸에서 출발신호와 함께 힘차게 뛰어나온다. 생애 첫 경주 출전의 부담인지, 선두에 밀려 후미에서 더 이상 치고 올라오지 못한 채 결국 10마리 중 9위로 결승선을 통과한다.

이 시각 경주 모니터를 지켜보던 권승주 조교사가 깊은 한숨을 토해낸다. ‘청년드림’은 권 조교사가 지난 3월 조교사 개업 후 첫 번째 들여 온 경주마라 오늘 첫 출전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다. 1승의 갈증을 풀어줄 말이 9위를 했으니 아쉬울만하다.

교수에서 조교사로 복귀한 지 벌써 100일이 훌쩍 지났다. 권조교사는 유난히 인생 굴곡이 많은 사람이다. 서울경마공원 기수와 조교사에서 하루아침에 비리사건에 연루됐다 무죄방면 된 후 경주마 금악목장 목장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더니, 탐라대와 서라벌대 교수로 후학에 힘쓰다 다시 경마의 세계로 돌아온 인생 4막 5장의 오뚝이다. 조교사로서의 권승주를 특별히 기대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그러나 아직은 기대처럼 순탄하지 않은 것 같다. 권조교사가 훈련시키고 있는 경주마는 총 14마리, 이중에서 절반은 다른 조교사가 성적이 좋지 않아 포기한 말을 받고 나머지는 아직 경주를 뛰어본 적이 없는 신마들이다. 아무리 이론과 실무에 해박한 교수출신이라 하더라도 고전을 면할 수 없을 터, 지금까지 총 24마리의 경주를 출전시켜서 거둔 4위 2번, 5위 4번의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우승은 차치하더라도 3위라도 한번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요즘에는 동료조교사들도 우스갯소리로 “언제 1승 한번 하냐”며 은근히 압박해 온다고 권조교사는 말한다.

KRA 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이종대)에서 배정해 준 24개 마방 중 비어있는 10개 마방에 경주마를 채우는 것도 숙제다. 워낙 조교사간 경쟁이 심해, 성적이 좋은 조교사에게는 마주가 앞 다퉈 경주마를 맡기지만, 이 처럼 성적이 좋지 기간이 길수록 권조교사에게 선뜻 고가의 경주마를 위탁하는 마주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진의 고리를 멋지게 끊는 1승이 절박하다. 권조교사는 요즘 부쩍 컨디션이 좋아진 ‘인피니티댄스’와 새로 들여온 신마들도 서서히 경주에 데뷔할 채비를 하고 있어 7-8월쯤 되면, 1승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을 내놓는다.

화려하게 않는 순박한 외모에 남다른 뚝심과 노력으로 경주로 모래판에 복귀한 그가 다시 한 번 조교사로서의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길 기대해 본다.
 
<단신자료>

*호주 경마장 섭렵한 일본인 기수, 부경경마공원 데뷔
호주경마 통산전적 3421전 280승에서 알 수 있듯 선진경마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기수가 부경경마공원에 데뷔한다. 주인공은 바로 일본 출신의 후지이 기수. 후지이 기수는 1983년생으로 1999년 고등학교 졸업 후 호주에 있는 호주경마교육기관(Australian Racing Institute)에서 2년간 기수교육을 받은 뒤 2001년 호주경마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후지이 기수는 호주뿐 아니라 싱가폴에서도 잠깐 동안 활동 했었는데, 그 기간 중 싱가폴 그레이드급 경마대회인 ‘Chairman's Torophy’에서 우승한 기록이 있다. 후지이 기수는 지난 19일 입국해 현재 적응훈련 중이며 다음주인 오는 29일(금)부터 경주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근 기수, 주말 4승으로 다승부문 선두 굳건히
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이종대)에서 활동 중인 김용근 기수(30세, 8조 김상석 조교사 소속)가 지난 주말 13회 경주에 출전, 4승을 기록하며 다승부문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김용근 기수는 15일 금요경마 1경주에서 ‘마운트아부’로 주말 첫 승을 기록한 뒤 6경주에서 ‘로열윈’으로 우승을 추가하며 금요경마를 2승으로 마감했다. 이어 17일 일요경마에서는 1, 3, 4, 6경주에 기승해 3경주(겨울바다)와 4경주(조이너피스)에서 우승을 챙기며 주말 4승재를 완성했다. 이로써 김용근 기수는 금년 40승을 기록, 기수 다승부문에서 2위 유현명 기수(32승)를 8승 차이로 따돌리게 되었다. 김용근 기수는 지난 2005년 데뷔해 현재까지 통산전적이 1190전 130승, 2위 127회로 승률 10.9%, 복승률 21.6%를 기록하고 있는 베테랑 기수이다. 대상경주 우승기록은 금년에 치러진 국제신문배 우승기록(기승경주마 ‘감동의바다’)이 있다.

*김현중 기수 부산경남경마공원서 기수 데뷔
KRA 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이종대)에 새로운 기수가 데뷔한다. 부산경남경마공원 관계자는 오는 6월 24일(일)부터 김현중 기수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기수로서 공식으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김현중 기수는 2008년 말 특성화고인 한국마사고를 졸업한 후 한국마사회 경마교육원 기수후보생 2년 과정을 수료, 올해 5월 기수면허를 취득하였다. 현재 부경경마공원의 명 조교사로 잘 알려진 김영관 조교사(19조 관리)와 기승계약을 체결하여 수습기수로 활동할 예정이다.

※ 후지이기수 주요 프로필
· 2001. 12. 26. 호주경마 첫기승
· 2005. 11월. 로얄 랜드윅 경마장 하루 4승
· 2004-2005 NSW주 수습기수 2위, 시드니 수습기수 4위
· 2005-2006 NSW & Sydney 수습기수 근소한 차이 2위
· 2005 Orange cup 우승
· 2004 Newmarket Handicap 우승
· 2007 (싱가폴) Chairman's Torophy(G3)
· 2008 Soldier Saddles 우승
통산전적(호주) : 3421전 280승

※ 김현중 기수 약력
1989년생
한국마사고등학교 졸업(2008년)
2010년 경마교육원 기수후보생 입학
2012년 수습기수 데뷔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2-06-22 00:00:00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오늘의 주요뉴스더보기
부산은행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동양야금공업
원음방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