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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스러워 동네슈퍼갈 수 가 없어 - 남는 시간에 “딴 짓 무엇?
  • 기사등록 2007-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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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여 소방관들이 화났다. 아니 3만여 소방관과 그 가족들까지 화나게 했다. 소방관으로서 자괴감을 떠나 무시를 당한 것에 화남은 물론 무슨 딴 짓(?)을 했는지 “창피스러워 동네슈퍼갈 수 가 없다”고 까지 말한다.

주5일근무로 40시간 근무하는 일반직공무원들에 비해 대부분의 소방공무원들은 격일제 24시간 근무로 주 84시간을 근무하면서도 시간외 수당은 3분지1정도밖에 지급받지 못하는 가장 근무환경이 열악한 소방조직’을 화나게 했다.

지난 19일 MBC 뉴스데스크가 방송한 “일부지방자치단체가 부족한 소방인력을 보완하겠다며 정부로부터 수백억원을 지원받고 이 돈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현장취재보도가 있었다.

“딴 짓한다 말 이예요 딴 짓. 남는 시간에”에서 딴 짓은?

이 보도에서 행정자치부가 부산광역시에 보낸 공문을 바탕으로 “소방관 정원을 현재 2,142명에서 2,301명으로, 159명 늘리도록 하고 그 만큼 인건비를 주었음에도 부산시는 소방관을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고 하자 부산광역시청 관계자는 "사람만 늘려 3교대로 해 죽치고 가만히 놔두면 되냐 이거지요. 딴 짓한다 말 이예요 딴 짓. 남는 시간에”란 멘트성 발언을 했고 이 발언이 소방관 모두를 화나 뭉치게 만들고 있다.

남는 시간에 “딴 짓한다 말 이예요”에서 딴 짓은 무엇일까? 참여정부 들어 공무원은 모두 9만5천명 이상 늘었다.
하지만 소방관들은 24시간 맞교대라는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구급활동은 물론 불길과 사고 현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도대체 부산시 관계자는 소방관들의 어떤 딴 짓을 보고 상상해 열악한 근무환경을 마다치 않고 최 일선에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소방관들을 비하하는 말을 한 것일까?

부산광역시청(시장 허남식) 홈페이지(www.busan.go.kr) 시민참여 자유게시판은 19일 방송이후부터 ‘딴 짓‘이란 말을 한 부산시 관계자를 성토하는 글과 허남식 부산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글로 넘쳐나고 있다.
 
부산광역시청 홈페이지 성토글로 넘쳐나

신랑이 소방공무원이라는 ‘이경화’씨는 “화재, 구급, 구조 현장 활동 시 너무나 힘든 업무로 하루하루를 긴장된 날을 보내고 있다”며 “너무나 현실과 다른 삶을 사는 소방공무원 언제나 3교대가 되나 궁금하고 인터뷰 하신 공무원은 누가 앉아서 놀고 있는 지 답변하라”고 요청했다.

또 소방관의 아내라는 ‘강경덕’씨는 ‘소방관 아내의 마음’이란 제하의 글에서 “위험에 처해있는 시민들을 구조하기위해 매순간 순간마다 위험을 무릅쓰고 사지에서 힘들게 근무하고 있는 한 소방관의 아내지만 힘든 업무에도 항상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는 남편을 보면서 소방관의 아내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다”며 “근무조건이 열악해서 비록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아이들 역시 아빠에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왜 우리 소방관들이 다른 공무원보다 힘들게 일하면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며 “시민이 제일 필요로 하고, 제일 가까이 있고, 제일 신뢰하는 곳은 소방서임은 시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적었다.

‘김응국’이란 소방관은 “딴 짓해서 죄송합니다”란 제하의 글에서 “비참하고 창피스러워서 얼굴을 들고 동네슈퍼 조차 갈 수가 없었다”며 “저희 가족이 이 인터뷰내용을 봤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고 서두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집사람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식에게 성실하고 떳떳한 아버지상을 보여주기 위해 서른이 넘어 안정된 직업 버리고 선택한 직장이라 아내와 하나뿐인 딸아이에게 얼굴을 들 수 가 없다”며 “소방관을 자식을 둔 저희 부모님과 우리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털어놓았다.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등 처지 일파만파 돼

그는 마지막으로 “부산시는 딴 짓하는 공무원 때문에 3교대를 하지 않는지 아니며 부산시의 재정 때문인지 부산시의 공식적인 발표와 ‘딴 짓’의 의미는 무엇을 지칭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라“며 ”그리고 선배님, 동료여러분 우리는 여지껏 이런 말을 듣고 바보처럼 생활해왔지만 이젠 안 된다. 후배들이 보고 있다“고 자신의 뜻을 피력했다.

한편 다음(www.daum.net)아고라 토론방에 올린 ‘아리아’의 “MBC뉴스데스크 소방관의 현실을 보고‘란 글이 19시 현재 댓글 100건이 넘어섰고 조회수는 4만3천을 넘으며 베스트 6위에 등록됐다.

 
그는 글에서 “국가예산이 적기 때문에 ‘소방관 역시 적게 뽑는구나’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더라”며 “올해부터 총액인건비로 인해서 각 지자체는 행정부에 필요한 돈을 요구를 하면, 그에 맞춰서 돈을 내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각 지자체에서는 현재 공무원에서 가장 부족하고 열악한 소방공무원을 모델로 제시해서, 소방공무원을 전국에 2900명을 증원할 계획으로 행자부에서 돈을 타냈다”고 적었다.

이어서 그는 “이후, 소방공무원 증원에 필요한 돈은 다른 곳으로 활용을 하고, 현재까지 소방공무원의 증원은 200여명에 불과하다. 전국에 모든 공무원이 주 5일 근무제, 3교대는 물론이고, 경찰에서는 4교대까지 하는 실정이다. 이와는 상대적으로 소방공무원은 현재 24시간 맞교대로 근무함과 동시에, 24시간 근무이후, 다음날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초과근무를 필수적으로 할 수 밖에 없다”며 “초과근무 후 초과수당은 경기도 한 지역에서만 한해 50억의 돈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인데도 불구하고, 전국 공무원의 월급은 해마다 5~7%씩, 수조의 돈이 인상되고 있다”고 주장해 소방관들의 처지가 일파만파돼 문제의 심각성을 예고하고 있다.

사태가 해결 될 때까지 똘똘 뭉쳐 무엇인가 보여줘야

소방관들의 유일한 의견 소통 창구인 소방발전협의회(cafe.naver.com/godw1079)자유게시판에도 회원들의 소방간부직과 부산시장, 부산시 공무원을 성토하는 글로 가득하다.

소방발전협의회의 모임원은 “소방공무원 조직 비하 발언에 대해서 우리 조직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 하시는 소방의 중간 고위직 간부님들 작금의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 하여 어떤 성명서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우리 하위직들은 사태가 해결 될 때까지 똘똘 뭉쳐 다시는 이러한 사태를 재발 시키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위상과 권위를 다시는 침해 받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우리 권리는 우리가 반드시 찾는다는 각오로 대처하자”고 주장했다.

소방발전협의회에서는 부산광역시청을 항의방문하고 성명서를 내거나 일인시위를 하는 등 ‘금번 사태‘의 중차대함에 대한 대책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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