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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발품한 소중한 유물들...
후학들의 교육자료로 쓰이면 보람 느낄터
유물, 나의 것이 아닌 함께가 더 좋아
 
아무리 세상이 좋아 80장년이라고 하나, 거제박물관 및 미리벌 민속박물관 명예관장인 조만규(80세)선생의 유물기증을 향한 발걸음은 너무 바쁘다. 더구나 가슴속 깊이 담아있는 선생의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은 실로 전문가 못지않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조만규 선생께서 유물을 기증하는 자리에서 항상 하는 얘기가 우리를 감동시킨다. “유물을 기증할 때가 가장 기쁘다. 지금도 내가 가진 마지막 한 점의 유물까지 대한민국 문화발전과 후세들을 위해 기증하고 싶다”며 문화유물을 통한 사회공헌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조만규 선생은?
평양이 고향인 조만규 선생은 6,25때 혈혈단신 부산으로 피난을 와 쓰레기와 인분을 수거하는 북부위생(주)에 말단사원으로 입사해 계장. 과장. 부장 상무. 전무 등을 거쳐 40여 년만에 이 회사의 대표까지 지낸 인물이다.

혹여 제삼자들은 필요악의 위생업체에 근무하는 조선생을 고운 시선만으로는 보지 않았을터... 하지만 한 우물만을 파면서 성실로만 똘똘 뭉친 그를 보고, 또 선생의 남다른 우리 것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 사람들은 이 시대의 귀감되는 인물로 감히 평가한다.

사실 선생이 유물을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친 조용길 옹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 선생의 눈에 비친 부친의 모습은 쓰레기통에 버려질 물건들을 닦고 또 닦으며 애지중지하던 희한한 모습뿐이었다. 그러나 어느덧 선생께서 세월을 묻혀가며 부친의 나이가 될 쯤 선생은 당시의 부친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성실히 오랫동안 한 직장에 근무하면서 조금씩 생활의 안정을 찾기 시작한 선생은 틈틈이 유물수집을 위해 전국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선생이 미친듯 40여 년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유물은 어느덧 2,500여점.
 
“날이 갈수록 우리의 귀한 유물들이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쓰렸다. 또 후세들이 우리 유물에 대한 소중함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안타까움에 허탈감까지 느꼈다”며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귀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기증을 결심하게 됐었다”고 말했다.

선생의 기증 행보는 끝이 없다. 지난 2003년 12월, 부산시립박물관에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국보급 유물 73점을 기증하기 시작해 해마다 진주박물관, 동아대박물관, 부산 해운대부흥고, 동래고, 경남대, 동아대, 경상대, 거제, 밀양사립박물관 등에 기증하면서 기증 행보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2008년 10월에는 김채용 의령군수를 직접 방문해 고령청자, 백자 등 70여점과 청동숟가락 등 청동류 11점, 근대지폐 8점 등을 기증했다. 그동안 선생이 전국 박물관에 기증한 유물을 굳이 시가로 따지자면 수십억원치다. 하지만 선생은 유물을 재산이라는 수치로 때를 묻히기보다는 아름다운 우리의 것들을 우리의 후세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아껴달라는 뜻이리라... 지금도 선생은 노익장을 과시하며 활발한 기증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선생은 오는 3월 개관 예정인 고성박물관에도 지난해 12월 13일 유물 63점을 쾌히 기증했다. 선생의 이번 기증으로 고성박물관은 고고유물 400여 점을 비롯해 민속유물 700여 점 등 11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게 됐다.

“평생을 모은 애장품들이 각 지역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광경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다. 여러 박물관에서 내 것이 아닌 우리의 것들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묘한 희열감마저 느낀다”는 선생의 얘기에 가슴속 깊이 배여 있는 조만규 선생의 우리 것에 대한 사랑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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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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