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기고/ 교보생명 나이스 지점 FP 김영순

2011년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가장 커다란 화두는 아마도 은퇴일 것이다. 아버지 세대처럼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아왔던 이 세대들은 막상 은퇴라는 장벽에 부딪히면서 엄청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버렸다. 아버지처럼 자식들만 잘 키우면 모든 것들이 될 줄 알았는데 현실로 부딪히는 은퇴는 눈물겹기만 하다.

7,80년대 한국 산업화의 주역인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 가운데 50대 초반 남성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62.4명으로 20년 전의 15.6명보다 무려4배나 급증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렇게 자살률이 높아진 이유는 대부분이 경제적인 현실 때문이라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이렇게 은퇴준비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커다란 이유는 재무설계를 하지 않고 재테크에만 열중했기 때문이라 본다.

재무설계는 인생의 단기, 중기, 장기 자금의 성격에 맞게 알맞은 통장쪼개기를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재테크는 짧은 기간안에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목표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인생을 돌아보면 기간의 구분이 없는 재테크에만 집중했다.

30대에서 50대까지의 재무목표를 연령대별로 살펴보자. 30대 결혼 가정의 가장 커다란 재무목표는 내집 마련하기로 오직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불사하고 허리띠를 졸라맨다. 40대의 재무목표는 자녀교육이다. 월급의 40~50%를 과외비와 학원비로 날아가는 가정이 부지기수로 근근이 대학에 입학시킨 50대에게 은퇴는 눈앞에 닥친 현실이고 직장에서는 떠밀리듯 물러나야 한다.

인생을 허비하면서 허투루 산 것 같지 않은데 은퇴가 눈앞에 닥친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남아 있는 것은 집 한채 뿐이다. 이런 현실을 보며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한 사장님은 ‘집 한채에 은퇴를 맡기는 대한민국은 은퇴후진국’이라고 꼬집었을까?

대한민국을 사는 부모들이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가 자녀고, 두번째가 집이다. 은퇴준비를 해놓은 베이비부머 세대들도 자녀를 생각하면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자녀의 취업과 결혼을 생각하면 애써 모아놓은 은퇴자금과 집도 포기해야 될 지 모를 현실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길다. 긴 인생에서 수입과 지출이라는 곡선이 서로 일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 인생의 수입의 대부분은 전반부에 있고 지출의 대부분은 후반부다. 그리고 고령화로 인해 후반부의 지출은 더 많이 늘어났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인생의 전반부가 더 중요해졌다.

인생 전반부에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서 후반부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현실을 반면교사로 삼아 인생 전반부의 은퇴 준비에 있어 반드시 교육자금설계와 함께 그 시작이 빠르면 빠를수록 후반부의 삶은 윤택해질 것이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1-09-24 00:00:00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오늘의 주요뉴스더보기
부산은행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동양야금공업
원음방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