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바다를 경제 공간으로 활용하자. 「해류」는 바다의 강물
  • 기사등록 2025-04-01 11:17:04
  • 기사수정 2025-04-01 11:18:15
기사수정

홍철훈 교수(해양물리학·어장학 전공)

 「해류」는 바다에 강물


‘강물’은 흘러가는 방향이 일방적(一方的)이다. 갑자기 어느 날 거꾸로 흐르는 법이 없다. 한강이나 영산강이나 낙동강이 다 그렇다. 재미있는 건, 바다에도 ‘강물’ 같은 흐름이 있다는 것이다.  강물같은 흐름 생명 바로 '해류'(海流, ocean current)이다. 


예를 들어 동해에 가보면, 늘 태평양 쪽에서 대한해협으로 흘러들어와 본시 찬 바다인 동해의 표층을 따듯하게 덥혀주다가 주로 일본 동북부 해협(津經海峽)으로 빠져나가 다시 태평양과 만나는 흐름이 있다. 쓰시마난류(對馬暖流)라 한다. 이 해류도 강물처럼 일방적(一方的)이라 실로 ‘동해의 따듯한 강물’이라고 하겠다. 


주목할 만한 건, 따듯하다 보니 난수(暖水)를 좋아하는 물고기들은 이 흐름의 길을 따라 좋은 어장(漁場)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매년 울릉도 근해에 만들어지는 「오징어 어장」이 그 좋은 예다. 그런데 어떤 해는 그 좋던 어장이 사라지기도 한다. 한 예로, 지난 세기 1981년이 그렇다. 그야말로 大 흉어기(凶漁期)였다. 울릉도 어민들은 그저 울상이었다. 


흥미로운 건, 그해 해양조사에 의하면, 쓰시마난류의 한 갈래(枝流)로 흔히 한반도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동한난류(東韓暖流)’가 울릉도 근해보다 일본 연안 쪽으로 흘러가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 평년과 다른 찬 바다가 되었다. 주로 15℃ 수온 주변을 따라 사는 오징어가 모일 리가 없었다. 말하자면, 해류의 경로가 크게 바뀌자 바다의 수온분포도 달라져 오징어 어장이 망한 셈이 되었다. 그야말로 해류가 「어장형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하겠다. 


더불어 한반도 주변 해류의 이동 경로를 시시각각 예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어민 수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겠다. 한편, 약 3℃가 생활 적수온(適水溫)인 대구, 명태 등은 역으로 ‘한류(寒流)’의 흐름을 잘 살핌으로써 어장예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엔 태평양으로 가보자. 거기에는 전 세계 바다에서 가장 빠르고 큰 해류 중의 하나인 쿠로시오(黑潮, Kuroshio)가 있다. 폭이 약 100km, 깊이 약 400m~700m에 이르는 거대한 물덩이가 1노트~6노트의 속도로 이동하니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본시 필리핀 근해에서 시작하여 대만 동부를 지나 북상하면서 점차 강해지다가 일본 큐슈 남부 연안역에 이르러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이동하면서 가장 빨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이 시기에 한 지류가 큐슈 서방역으로 갈려 동해로 들어가는 쓰시마난류(對馬暖流)가 된다.

 

이 거대한 쿠로시오를 따라 적도 해역에서 북으로 막대한 해수 열량이 수송되면서 대기로 방출됨에 따라 중위도를 온대(溫帶)로 만드는 귀중한 역할을 한다. 그뿐인가, 해양생물의 먹이가 되는 영양염들을 함께 날라 먹이를 고르게 분포하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러나 선박이 항해할 때는 곤란한 점도 있다. 이 흐름을 거슬러 적도 쪽(上流 쪽)으로 가려면 그 빠르고 강한 역류(逆流)에 선박 속력이 감소하고 연료 소모가 크다. 따라서 가능한, 이 흐름을 피해 항로(航路)를 조정함이 경제적일 것이다. 


때때로, 해류가 ‘강물’과 같다는 특성을 몰라 생기는 촌극도 있다. 예컨대,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福島) 근해에 방류된 오염물질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 영향을 미쳐 수산업에 큰 해가 된다하여 한때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바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오해(誤解)다. 


북태평양 해류순환 시스템을 보면 그렇다. 이 엄청난 ‘바다의 강물’, 쿠로시오는 오염물이 방류된 후쿠시마 앞바다를 통과해 태평양 동편에 이르러 美 서안을 따라 적도를 향해 남하하는 캘리포니아해류->적도해류->쿠로시오로 이어지는 시계방향의 대순환을 한다. 그 주기가 약 7년~10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기간에 후쿠시마에서 방류된 오염물질은 쿠로시오와 함께 이동하면서 충분히 희석될 터이니 한반도 주변 해역에 그 영향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는가. 



부경대학교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 명예교수 

홍철훈(해양물리학·어장학 전공)

hongch0692@gmail.com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04-01 11:17:04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최신뉴스더보기
15분도시 부산
한국도로공사_졸음쉼터
BNK경남은행 배너_리뉴얼
부산시설공단
대마도 여행 NINA호
2024_12_30_쿠쿠
기술보증기금
은산해운항공 배너
한국수소산업협회
부산은행
동양야금공업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