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하구가 희귀 멸종위기 겨울 철새들의 이동 중 휴식지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31일, 태화강 하구 명촌교 인근에서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저어새 4개체가 부리를 좌우로 저으며 먹이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들은 어린 개체들로 식별되었으며 오전 내 머물다가 정오 무렵 북쪽으로 날아갔다.
이어 11월 18일에는 태화강 하구 모래톱에서 국제보호조로 지정된 검은머리갈매기 1개체가 발견됐다. 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취약종(VU)으로 분류된 종으로, 울산의 짹짹휴게소 홍승민 대표가 괭이갈매기와 붉은부리갈매기 사이에서 휴식 중인 검은머리갈매기를 확인했다.
검은머리갈매기는 몸집이 작고 부리가 짧으며 검은색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2만 2,000개체가 생존 중이며 국내에는 1,500~3,000개체가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대표는 해당 개체가 반나절 머문 후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또한 11월 22일 오전 10시경, 울산새통신원 김정순 씨가 태화강 명촌교 아래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인 큰고니 2개체를 관찰했다고 알렸다. 큰고니는 상류 방향으로 이동한 후 오후에는 다른 곳으로 떠났다. 큰고니는 매년 태화강을 찾는 겨울철새로, 지난해에는 12월부터 2월까지 태화강 인근에서 풀뿌리를 먹으며 겨울을 보냈다.
서울대학교 산림환경학과 최창용 교수는 “태화강 하구는 모래와 갈대가 있어 일본이나 국내 월동지로 이동하는 철새들의 휴식지로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매년 오는 큰고니의 경우 먹이가 풍부하면 더 많은 개체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으로 찾아오는 겨울철새들을 철새관찰(모니터)요원, 새통신원, 시민생물학자들과 함께 관찰하고 기록하며 서식지 보호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울산시는 지난 11월 8일부터 태화강 겨울철새 관찰(모니터링)을 위해 관찰(모니터)요원 20명을 월·수·금요일마다 배치해 활동을 진행 중이다. 또한, 울산 새 통신원 30명이 구·군별로 활발히 활동하며 철새 보호와 기록에 기여하고 있다.
정민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