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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모아... 똘똘 뭉쳤습니다. -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나누는 조합원들의 기적
  • 기사등록 2011-0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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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태근 부산수산업협동조합장

많은 사회적 파장과 질타를 받았던 부산수산업협동조합을 찾아봤다. 지금의 이곳은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새롭게 탈바꿈 하고 있는 부산수산업협동조합의 사령탑 이태근 조합장에게 올해 희망메세지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Q. 지난해 전국 수협중 최초로 위판고 2천억 원을 달성했는데 그 비결은 무엇이며, 앞으로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보완할 점이 있다면...


2007년 10월에 조합장에 취임하고 보니 조합은 704억 원이라는 손실을 안고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당시는 너무 암울하고 어떠한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으며, 직원들은 물론이고 조합전체가 의욕상실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모든 것을 한 번에 만회하기는 힘들다.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차근차근히 일으켜보자’는 심정으로 5개의 위판장을 가지고 있는 우리조합의 장점을 살려 수산물 위판고 증대에 제일 먼저 역점을 두었습니다.

먼저 경제사업 부서장들과 함께 틈새시장을 공략할 갖은 방안을 모색한 결과, 자갈치위판장은 전국최초로 ‘야간경매’를 실시키로 했고, 다대위판장은 활어·아귀 특화 위판을 실시했습니다. 또 멸치를 주 품목으로 하던 남포동 건어물 위판장은 건새우, 건홍합, 건미역등 위판품목을 다양화하고, 민락위판당은 아귀·삼치등 선어를 위판하는 등 위판시간 신설 및 위판품목의 다변화를 꾀해 꾸준히 위판실적을 널려 나갔습니다.

특히 자갈치위판장의 ‘야간경매’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두 차례나 방문해 지켜보고 모범사례로 전국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제가 취임했을 당시 위판금액이 1천3억 원이었는데, 올해 전국 수협 최초로 2천억 원의 위판고를 달성했으니 거의 두 배가 늘어난 셈이죠.

이를 계기로 외부에서 우리조합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졌고, 무엇보다도 우리 내부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욕을 회복하고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우리조합 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수협들이 계속적으로 이러한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생산된 수산물들을 공인된 위판절차를 거치도록 ‘의무상장제’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수협의 위판고를 올리기만을 위한 방안이 아니라 정확한 수치의 수산물 유통물량과 유통단가를 파악해 정부의 수산 정책을 펼치는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Q. 부산시 수협이 자본잠식조합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행해온 자구책방안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지?

우리 조합이 자본잠식조합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행해온 구체적인 방안은 크게 비용절감과 수익의 극대화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인력감축을 통한 인건비 절감과 기구 축소를 통한 조직의 슬림화를 통해 사업비를 감축했습니다. 180명이던 직원을 희망퇴직을 통해 130여 명으로 감원했고, 부서통합을 통해 기구를 축소해 효율적인 조직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MOU체결을 계기로 사업실적이 부진한 상호금융지점을 폐쇄해 수를 줄이고 영업이 용이한 지역으로 지점을 이전하여 사업실적을 증대하고자 추진 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민락지점, 남포동지점을 매각하고, 다대영동상가분양을 지난해 년 말 추진해 무수익자산을 줄이고자 하였으며 조합장, 상임이사의 인건비를 과감히 삭감했습니다. 또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경제사업은 자갈치 공판장의 전국최초 ‘야간경매’실시를 시작으로 각 공판장별로 신규품목위판을 적극적으로 유치했고, 사업의 안정성을 꾀하기 위해 신규 중매인 가입을 연중 실시해 부실중매인을 과감히 정리했습니다.

이외에도 상호금융은 예탁금 및 대출 특판을 연중 실시해 사업규모를 확장했으며, 부서 독립경영체계를 원칙으로 상여금 차등지급제를 도입하여 사업성과가 극대화 되도록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올해 우리조합 경제사업은 전국 수협 최초로 2천억 원을 돌파했고, 상호금융은 전년도 당기순이익 6천만 원에서 2010년 당기순이익 21억 원이라는 급신장을 이루었습니다. 올해 역시 작년의 성과를 이어 꾸준히 성장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2009년 정부 경영개선자금 지원이후 정부 지원이 지난해 중단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위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2010년도에 급작스럽게 정부지원금이 중단돼 경영정상화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것은 기정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정부지원금만 바라보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조합이 경영정상화로 가기 위한 자구노력은 MOU나 정부지원금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하게 어떤 대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사업기조를 변함없이 반영해서 차근히 하나씩 내실을 다져 나갈 생각입니다.

인력감축, 비용절감등 사업비를 최소화하고, 작년의 성공적인 사업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가 정한 목표를 향해서 거침없이 그대로 나아갈 것입니다. 참고로 올해 사업목표는 중앙회 슬로건을 참조해서 ‘SUPER JUMP 2550'으로 정했습니다. 수산물 위판고 2천500억 원, 상호금융 예탁금 5천억 원의 목표를 달성해서 비약적인 도약의 발판으로 삼자는 의미로 보면 될 것입니다.

Q. 최근 일선조합들이 상호금융과 공제사업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만들기 위해 배가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부산시수협은 어떤 상황인지...

수협의 사업 중 경제사업의 비중이 커서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 사업의 재원을 담당하는 상호금융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조합도 2009년도에 공제사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우수조합으로 선정돼 포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조합은 2010년도에는 공제보다는 상호금융 예탁금증대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경제사업규모가 큰 우리 조합으로서는 타 사업에 투자할 안정적인 사업재원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데 공제증대를 하다보니 고객의 대부분이 보장성 공제보다는 원금을 단기간에 회전시킬 수 있는 저축성 공제에 많이 가입을 했습니다. 따라서 예탁금 고객이 예탁할 예금으로 저축성 공제에 가입하는 실정이다보니 예탁금 증대가 원할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었습니다.

이에 2010년도에는 과감히 예금특판을 실시했고 4천300억 원이라는 실적을 올렸습니다. 고무적인것은 이뿐만 아니라 저원가성 요구불 예탁금의 규모가 늘어났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해야할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부산공동어시장등 위판장 중도매인들의 사업자금을 요구불계좌에 유지하도록 금액구간별로 금리적용 차별화한 것이 성과를 올린 계기가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로 인해 2010년도 예탁금증대 2개 지점이 우수점포에 선정돼 포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예탁금 5천억 원, 대출금 3천억 원을 목표로 꾸준히 증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Q. 부산시수협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본다. 직원 사기진작과 능력배가를 위해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다면...

취임 초기 제일 먼저 단행했던 일이 인적쇄신이었습니다. 조합의 손실을 끼친 직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책임을 물어 징계면직까지 단행했습니다. 당시는 직원들이 인정사정도 없다고 욕을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현재 수협을 지키고 있는 직원들을 보호하기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

묵묵히 자기 업무에 충실한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 버릴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분명 조합에 손실을 끼치고 자기 사리사욕을 채운 직원이 있는데도 오랜기간동안 폐쇄되고 억눌렸던 직장분위기 때문에 누구하나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하고 끌려다니는 분위기를 깨지 못하면 조합의 경영정상화는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합장과의 격을 좁히고, 연공서열로 줄서기식 무의미한 승진은 과감히 능력위주로 바꾸었습니다. 또 다소 차별이 있던 남녀직원간의 업무 환경도 개선하는 등 철저히 조합의 조직문화를 ‘신상필벌’의 원칙을 적용해서 개방적으로 경영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직원들의 직장에 대한 인식이 능동적이고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이런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정부의 경영개선지원금이 중단된 지금 우리 조합이 할 수 있는 제일 첫 번째 자구책은 인적쇄신을 통한 저비용의 고수익 창출이기 때문입니다.

작년부터 부서독립경영제 원칙에 따라 상여금 차등지급제를 도입해 부서별 개인별 평가를 통해 상여금을 차등지급하고 있으며, 목표 달성을 못한 부서장은 과감히 연구위원 발령 등 불이익을 주도록 인사조치하고 있습니다. 직원들 스스로가 이제는 자기능력을 개발하고, 다른 직원을 독려하고, 조직전체가 조합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하나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직원들과 대화의 시간이 있으면 언제나 강조하는 말입니다. ‘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지만 동시에 여러분들의 것이다’라는 말을 잘 새겨 열심히 하리라 봅니다.

Q 수협중앙회와 지방자치단체에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리조합이 지난 몇 년간 여러 가지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산업의 중심인 부산을 대표하는 유일한 지역수협으로서 사업규모나 실적이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는 저력있는 조합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조금만 지원을 해준다면 정상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옛말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완도수협의 경우처럼 막대한 지원금을 쏟아 붓고도 결국 파산한 조합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조합의 경우는 다릅니다. 지금 적기에 지원하면 정상조합으로 일어날 수 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더 많은 비용을 들이고도 파산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경우입니다.

이는 곧 국가적으로도 크나큰 사회적 비용을 부담할 수 밖에 없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데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수협중앙회나 부산시 그리고 농림수산식품부가 올바른 결단을 통해 한시라도 빨리 조합의 경영개선지원금이 다시 재개 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기대해 봅니다.

Q. 조합장의 경영철학과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경영철학이라고 하니 거창하고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초심을 잃지말자’고 다짐할 뿐입니다. 조합장으로 취임하고 첫 출근할 때 조합을 반드시 살리겠다던 그때의 뭉클했던 그 마음을 임기 마지막 날까지 잊어버리지 말고 소임을 다하자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이것이 나의 경영철학이라고 볼 수 있겠죠. 신년 시무식에서도 밝혔지만 임직원 모두가 이 조합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실천한다면 정부의 지원금보다도 값진 조합의 경영정상화의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작년 정부지원금 중단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무렵 조합이 처한 실정을 진솔하게 알리고 도움을 청하고자 ‘조합 경영 설명회’를 개최해 조합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댄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조합원들께 절실하게 당부한 적이 있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우리 부산시수협은 제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어느 누구의 개인 것도 아닙니다. 바로 3천 명 조합원 모두의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을 대신해서 이 자리를 잠시 맡았을 뿐 제 개인이 독단적으로 경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조합이 경영개선지원금을 중단 당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조합에 대한 관심과 도움을 주십시오” 라고 진솔하게 나의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질타를 염려해 어깨를 펴지 못했던 나에게 오히려 힘내라고 많은 박수와 격려를 해 주셨던 분들이 지금의 조합원들입니다. 심지어 어렵게 받은 어업 보상금을 자본잠식된 조합을 위해서 아무런 조건없이 출자금으로 내주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감사했고, 힘이 났습니다.

이러하듯 협동조합은 누구 개인 혼자서 흥망을 결정짓는 게 아니라 조합원 모두가 끊임없는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익이 있으면 공평하게 나누고 어려움이 있으면 다 같이 부담을 덜어가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협동조합의 정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조합원 모두가 많은 관심과 격려, 그리고 잘못이 있다면 매를 들어 주고 주인으로서 조합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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