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국장청와대가 최근 문재인 정부의 5년 국정 운영 결과를 담은 백서인 ‘문재인 정부 국민보고’를 발간했다. 역대 정부가 잘한 일을 주로 다뤄 온 백서의 성격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백서가 지나치게 성과를 부각하는 데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 방역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는데 ‘자화자찬’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서에서는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K-방역, 국민 여러분이 주인공입니다’라는 제목을 달아 소개했다. 청와대는 ‘드라이브 스루’ 등 한국형 검진방법이 탄생한 과정 등을 설명하며 “일상을 마비시킨 팬데믹, 한국은 봉쇄없이 확산을 억제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기준 국내 일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62만1328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60만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이전 주(7~13일) 기준 일일 확진자 수가 세계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7일 한국의 확진자 수를 보도하며 “가장 엄격한 방역 정책을 펼쳤던 한국이 확진자가 급증한 현재 집단적 무관심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꼬왔다.
매체는 “인구 5000만명인 한국이 지난 목요일에 신규 확진자 수 62만1328명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지난 1주일 간 20명 중 1명이 양성 반응을 보일 정도로 감염자가 급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감염자를 추적하고 검사·격리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며 대응했던 한국이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감기처럼 본다는 인식이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도 1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통상 인구의 20~30%가 감염된 후 오미크론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한 해외 사례를 볼 때, 우리나라도 곧 감소세로 전환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이를 반영한 듯 정부는 2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사적모임 인원을 8명으로,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로 제한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입국자는 기존처럼 7일 동안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 사태를 겪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오미크론이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무서운 수준으로 끌어올린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과학자들과 보건 당국자들은 대유행의 또 다른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미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2년 동안 종종 그랬듯이 짧은 ‘침묵의 기간’(코로나19 안정기)이 곧 끝날지도 모른다는 분명한 경고는 서유럽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영국·프랑스·독일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BA.2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 하위 변종이 점차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홍콩에서 최근 감염자 수 급증의 배경도 BA.2 확산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재확산의 파도가 언제 닥칠지, 얼마나 심각할지는 불분명하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진단했다.
2년여간 계속된 코로나19 사태로 온 국민이 지쳐있고, 국가경제에도 피해가 막심하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길 모두가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의 방역정책도 이젠 달라져야 한다.
방역 당국은 ‘K방역을 세계가 주목한다‘며 철저한 통제 방식으로 밀어붙이다, 어느 순간부터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했다.
위드코로나 정책 실패를 미접종자 탓으로 돌리는가 싶더니 위헌적인 초강력 ‘방역 패스’를 도입했다. 그러다 불과 2달 여만에 방역패스는 물론이고 다른 제한 조치까지 대거 풀었다.
'집단 면역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주요국중 가장 높은 2차·3차 접종률을 만들어내더니, 이제 집단감염을 통한 집단면역으로 방향전환하는 데 치중한 듯하다.
방역방국의 희망대로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모든 국민이 바라고 있다.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국민신뢰감을 회복하려면 더이상 정치방역이 일어나면 안된다. 이는 문재인 정권뿐만 아니라 새로 들어설 윤석열 정권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우리는 각종 질병이 창궐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소멸되더라도 또 다른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다. 앞으로 바이러스와 함께 영원히 살아가야 할 운명일지도 모른다.
방역당국이 해야 할 일은 각종 바이러스가 인해 팬데믹(대유행)이 발생하면 재빨리 소멸시키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만일 여의치 못하면 조기에 엔데믹(풍토병 단계)으로 전환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뢰와 함께 ‘정치방역이 아닌 과학방역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