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신문/박홍식 기자]
부산시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준비상황 점검과 ‘산재사망 0(제로) 도시 부산’을 위해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부산시는 25일 시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주재로 「산업재해예방 대책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시의회, 유관기관, 전문가, 노사 대표 등 각계각층이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냈다. 시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고 알찬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회의에 참석한 권혁 부산대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은 처벌의 근거이자 면책 규정으로, 경영책임자가 의무를 다한다면 사고가 난다고 해서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장의 우려를 불식했다.
이어 성우하이텍 등 기업계에서는 “레이저 스캐닝 등 기술을 활용하여 가상의 공간에서 교육을 준비하는 등 충실하게 준비하고 있으나 안전보건 관련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는 300인 미만 기업에 대한 무료 컨설팅 등 지원책을 소개하고, 고용노동부에서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등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경우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장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이를 지원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부산지역 전체 산업재해(민간사업장 포함)는 사고사망자 172명, 질병 사망자 141명이며 시에서 수행·발주한 공사에서도 5명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부산시는 오는 27일,「중대재해처벌법」시행에 따라 두 가지 정책목표를 가지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선다.
먼저 ▲부산광역시 내부 종사자 등의 모범고용주로서 부산시장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자체 안전체계구축 계획인 ‘부산시 중대산업재해 예방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본청 및 직속기관 등 30개 사업장에 적용한다. 다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민간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산재사망 재해율을 낮추기 위해 ‘산재사망 0(제로) 도시 부산’을 정책비전으로 하는 ‘산업재해예방 부산시 대응 전략’을 마련해 2026년까지 산재사망 50% 감축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민간기업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4개 전략, 14개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하고, 향후 5년간 335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 안전하고 건강한 사업장 조성
시는 부산만의 맞춤형 대응책 마련을 위해 ▲산업안전보건환경 실태조사를 추진하여, ▲기업별 산재예방 맞춤형 지원에 나설 계획이며, 고용노동부 유해위험 요인 시설개선사업과 연계해 ▲부산형 클린사업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고위험업종 안전보건 강화
▲제조업 노후장비 및 작업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건설 현장 시스템 비계 설치비용 지원 ▲이동·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안전망과 ▲항만노동자를 위한 안전보건도 강화하는 등 지역의 노동 특성을 반영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 함께 만드는 안전한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은 종사자들의 의식개선을 통한 자발적인 안전문화 확산운동도 중요하기 때문에 ▲업종별 안전보건협의체를 구성 ▲노동자 작업중지권을 활성화하며 ▲‘안전문화 확산 산업재해 0(제로)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실용적 해법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 산업재해 예방 기반 조성
부산시는 효과적 중대산업재해 대응을 위해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산업재해예방 사회성과보상 시범사업을 추진하며, ▲노동안전보건센터 설립·운영, ▲산업재해예방 특별자금 지원 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산업재해예방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특히, 시는 이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민간기업의 어려움 해소에 정책의 중점을 두고 영세사업장 산재예방과 안전보건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프로세스 구축과 후진적 산업재해로 더 이상 사망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후 기계·설비 교체 지원 등 작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노사정협의체를 통한 노동자·기업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서 상생의 안전문화를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산업재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가 줄어들지 않는 실정”이라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시와 기업, 노동자가 함께 산업재해 발생을 예방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