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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뒹굴고 왠지 스산해지는 늦가을이 되면 동네 극장에서 보았던 흑백 영화가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극장을 나선 후에 영화 속 멜로디를 흥얼거리던 기억, 여자친구와 처음으로 손을 잡았던 설렘,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순수한 시절의 감수성…

늦가을, 우리 가슴 한 켠에 남아있을 그리운 옛 추억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는 아련한 감동의 영화가 당신을 찾아온다.

시네마테크부산은 영화와 벗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추억의 영화들을 되새기는 특별기획전 '오래된 극장'의 세 번째 막을 올린다.

'오래된 극장'은 2008년부터 세월을 넘어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감동으로 기억되는 추억의 영화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매년 늦가을에 개최돼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시네마테크부산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11월 5일부터 12월 16일까지 한 달여에 걸쳐 열리는 '오래된 극장 3'에서는 감동적이면서도 쓰라린 비애가 담긴 걸작인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멋진 인생>(1946)에서부터 왕가위 감독에게 칸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안겨준 장국영 주연의 눈물겨운 러브 스토리 <해피투게더>(1997)까지 반세기에 걸친 화제작을 돌아볼 수 있는 18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상영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청순한 여신 올리비아 핫세 주연의 말이 필요 없는 비극적 로맨스 <로미오와 줄리엣>(1968)을 비롯해, 에밀 졸라의 소설을 르네 클레망 감독이 탁월한 감각으로 영화화 한 <목로주점>(1956), 천재 감독 오슨 웰스가 출연한 마법과도 같은 우수의 필름 누아르 <제3의 사나이> (1949), 관능미 넘치는 마릴린 먼로가 직접 주제가를 불러 화제를 모았던 이색적인 서부극 <돌아오지 않는 강>(1954), <스타워즈>에서 제다이의 스승 ‘요다’의 성우로도 유명한 프랭크 오즈 감독이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하는 유쾌한 코미디 <화려한 사기꾼>(1988),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풋풋한 로맨스를 섬세하게 그려낸 <비포 선라이즈>(1995), 영원한 청춘 스타 리버 피닉스의 부서질듯한 젊음이 봉인된 비가 <허공에의 질주> (1988) 등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또 긴 러닝타임만큼 감동도 깊어지는 대작영화 5편도 만날 수 있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만인의 연인 오드리 헵번의 눈부신 뮤지컬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1964, 170분), 알랭 들롱과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이 <로코와 그의 형제들>에 이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 <레오파드>(1963, 180분), 결코 잊혀지지 않는 구슬픈 바이올린 선율로 아카데미영화제 3개 부문을 수상한 <지붕 위의 바이올린>(1971, 181분), 마틴 스코시즈의 뛰어난 연출력과 로버트 드니로의 명품 연기가 돋보이는 <뉴욕 뉴욕>(1977, 164분)과 함께 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의 위대한 서사시 <대부>(1972, 175분)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울림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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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10-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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