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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알아야 대비한다! “안전에 대한 교육과 훈련의 중요성”
  • 기사등록 2020-08-06 13: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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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소방서장 이진호


2003년 2월 한사람의 방화로 192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구 지하철 화재,  2014년 4월 전라도 진도 해상에서 30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건, 2014년 5월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전남 장성요양병원 화재, 2017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인한 29명의 사망자 발생, 2018년 1월 4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 2020년 4월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공사장 화재.


모두 국민적 분노와 슬픔을 안겨주고 소방적인 측면에서 해결해야할 많은 숙제를 남기게 한 대표적인 대형 참사들이다.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볼 때 소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손꼽으라면 무엇보다 화재 등 재난상황에서의 현장활동을 떠올리게 된다. 특히, 사고발생 초기에 대응이 적절하지 못하면 그로인해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게 되고 피해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남기게 된다.


화재사고만 보더라도, 화재현장에는 많은 위험요소가 따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막대한 인력과 장비,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초기 상황에서 소방대원들의 평소 훈련된 행동에서 나오는 일사불란한 대응은 화재와의 전쟁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소방은 끊임없는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소방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어 평소 예방활동을 잘해서 그러한 화재 내지 사고 자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면, 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하였더라도 잘 관리된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소방교육과 훈련으로 단련된 관계인의 적절한 초기대처가 이루어진다면 피해는 최소화 될 것이다. 이런 예방활동의 강화가 비용적인 측면을 떠나서 가장 바람직하고 올바른 소방정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필자는 수많은 화재현장을 경험하면서 한순간 삶의 터전을 잃고 오열하는 피해 주민들을 보면서 육상 재난의 총괄 책임기관으로서 소방이 나아갈 길은 화재의 대응적인 측면 못지않게 예방적 측면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제도적으로 안전과 관련된 법안들을 강화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시민들이 눈앞에 놓인 위험상황에서 적절하고 신속한 초기대응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것은 평소 소방안전교육과 훈련 그리고 체험 등을 통해 자연스레 체득되는 것으로 지금부터 일반 시민에 대한 소방안전교육과 훈련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고 소방당국과 일반 시민들이 손잡고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조기 소방안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어린이들의 안전사고는 무지나 부주의 및 보호자의 무관심에서 발생하고 신체나 정신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는 단계로서 어떤 위험상황에 처하거나 부딪쳤을 때 일반 성인들에 비해 대처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안전의 중요성을 어린 유치원 시절부터 소방기관과 연계해 체계적으로 교육함으로써 안전을 생활화 할 수 있고, 소방관서에서 안전교육을 함으로써 소방장비를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는 등 체험학습으로 실질적인 교육의 효과를 추가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방관의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위협적이거나 무서운 대상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존재라는 인식을 어릴 때부터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교육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안전과 관련된 교육은 유치원(어린이집) 시절부터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소방당국은 어린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소방공무원들의 강사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옛말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 안전교육은 조기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터득한 안전태도는 평생의 안전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체험위주의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기존 이론식·주입식 소방안전교육은 흥미를 유발할 수 없고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실전 상황하에서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방안전교육도 직·간접적으로 체험위주의 교육방식으로 바뀌어 가는 추세에 있으며 이를 위해 현재 전국에 있는 9개의 119소방안전체험관을 더 건립할 필요성이 있다. 부산의 경우 체험위주의 교육 실현을 위해 2016년 5월 동래구 온천동에 부산119안전체험관을 전국에서 여섯 번째로 개관해 부산 시민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부산 119안전체험관은 지하1층 지상3층에 부지면적 16,192㎡, 연면적 7,888㎡ 규모로 자연재난, 도시재난, 생활안전 등 총 7개 코스에 23개의 체험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해 평균 약 17만 명이 다녀갈 만큼 명실상부한 체험위주의 교육을 실현해 가는 곳이라 하겠다. 또한 2017년부터 이동안전체험차(8.5톤)을 운영해 체험관 방문이 어려운 영·유아 및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는 체험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세 번째 교육청과의 협업을 통한 수업시간 활용 소방안전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다. 부산의 경우 학생들 대상 안전교육의 종류를 살펴보면, 유치원(어린이집) 대상 『소방안전 체험교실』,중학생 대상 『미래소방관 체험교실』,고등학생 대상 『학년별 맞춤형 소방안전교육』 등 연령별에 따른 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과학축전, 어린이날, 진로진학박람회, 평생학습박람회 등 각종 행사시에 찾아가는 소방안전 체험관을 운영해 안전에 대한 대 시민 홍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많은 종류의 안전교육도 교과과정에 정식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각 학교의 안전에 대한 관심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결국 안전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우리 소방당국은 교육청과 협업을 통해 학생들이 교과과정에 소방과 연계한 안전교육을 반드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시스템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소방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를 높여야겠다. 소방시설을 크게 나누어보면 소화설비(화재를 진화하는 설비),경보설비(화재를 알려주는 설비),피난설비(화재로부터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설비)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소방시설을 전문적으로 알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소화설비로 분류되는 소화기와 옥내소화전의 사용방법만 제대로 알고 있어도 화재로 인한 피해는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화재발생 시 골든타임을 5분으로 보고 있지만 도로 여건과 안전센터와의 거리 등에 따라 현장도착이 지연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고 출동지령에 의해 소방차가 아무리 빨리 현장을 달려간다 하더라도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고 관계자들의 초기대응이 없는 상태에서는 화재진화는 물론이고 많은 인적·물적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일반시민들에게 적극적인 소방행정으로 소방시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소방시설의 관리측면을 개선하고 기본적인 소방시설 정도는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반복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지난 4월 1일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이루어졌다. 국민안전이 지역별로 다를 수 없지만 지자체별 재정부족과 소방에 대한 관심도의 차이에 따라 국민의 안전이 달라지는 실태를 개선해 전국 통일된 소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소방의 국가직 전환을 지지한 대다수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은 보다 나은 소방서비스 제공과 현장에 강한 소방은 물론이고 앞서 언급한 예방적 차원에서 교육과 훈련을 통한 적극적인 대시민 안전 문화정착을 실현해 나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2018년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천만명 이상인 나라)에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가입될 만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든 대단한 민족이다. 이런 눈부신 경제발전의 이면에는 안전이라는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본을 등한시 한 것 또한 사실이며,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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