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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근 취재본부장이태원 코로나쇼크의 여파가 예상외로 커지면서 자칫 2차 대유행으로 번지지나 않을지 불안감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서울 이태원 소재의 특정클럽이 아닌 전체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정부는 빠른 전수조사를 위해 익명보장 카드를 꺼내고 이어 CCTV 휴대폰통화기록 신용카드사용내역 등을 통해 방문자를 추적중이다. 확진 검사에 불응할 경우 자택방문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군(軍)도 자수하면 징계를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 장병 49명으로부터 자진신고를 받았다. 


학교 등교일도 며칠 안 남았는데이태원을 방문한 교직원도 250여명에 달했다. 또한 서울교통공사는 13일부터 혼잡한 지하철을 탈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서울시내 주요 기업들은 이태원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이 출입한 곳을 다녀온 직원들을 긴급 하게 예방과 격리를 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가 방역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은 클럽 방문자 확인이 어렵다는 점이다. 또 바이러스 발원지가 최소 4곳이상으로 동시다발로 번졌다는 점이다. 특히 활동성이 강한 20~30대가 대부분이어서무증상 상태에서 확진판정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당국은 조용한 전파가 연휴이전부터 이미 진행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태원쇼크로 인해 성공모델로 인정받은 한국방역이 첫 시험대에 올랐고 사회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한국 정부의 자신감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목에서 정부가 말한 대로 우리의 방역체계가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수준인가라는 점을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너무 쉽게 방역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해이해진 국민 탓, 따뜻해진 계절 탓, 가짜뉴스를 만든 언론과 SNS 탓으로만 돌릴 때는 아닌 것 같다. 무방비상태로 업소 운영을 방치한 서울시는 한마디 해명도 하지 않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느라 정신이 없다. 


긴 연휴기간에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된다는 기대감으로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졌던 탓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 누적과 기온상승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도 한몫했다.


일각에선 지난 6일 정부 주도의 일괄적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방역 운운하며 방역성과 홍보가 일반 국민에게 코로나 극복으로 신호를 잘못 준 것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백신과 치료제개발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확진자수가 잠시 줄었다고 자화자찬하기에만 바빴다는 것이다. 


258명의 희생자를 낸 치료수준도 여전히 의문으로 지적된다. 방역대응은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치료대응의 성공은 아무도 장담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치사율이 낮은 것은 젊은 연령층이 많기 때문이다. 70~80대 치사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 


지금 누굴 탓한들 무슨 소용 있으랴. 제2, 제3의 이태원 클럽 사태를 막으려면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어떠한 틈도 주지 말아야한다. 방역당국은 현재의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더라도 보다 강화된 코로나19 대응지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집단감염 우려가 있는 업소나 다중생활시설에 대해서는 치밀한 방역수칙을 만들어야한다. 이태원 소재 일부 클럽만을 탓할 일도 아닌 만큼 이번 기회에 클럽과 유흥주점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전국적으로 확대해야한다. 


남성 성소수자들이 주로 찾는다는 찜방에 대한 긴급예방도 필요해 보인다. 이미 집단감염이 번졌던 PC방, 노래방, 콜센터 등에 대해서도 생활방역 수칙을 어길 경우 엄격한 행정명령을 발동해야한다. 당장 먹고사는 것이 중요한 업주와 직원들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과 고통이 따르겠지만 당국에 대한 협조와 자발적 예방만이 국가와 기업, 이웃을 살리는 길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코로나19의 유행단계에서 삶을 정상화시키는데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 라는 방심은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절호의 기회를 준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하며 이태원 코로나쇼크는 방역성과 홍보와 긴급재난지원금에 들떠있었던 정부에 주는 레드카드(red card)다. 방역당국도 한순간의 실수가 공든 탑이무너질 수 있음을 명심하고 더 솔직하고 낮은 자세로 각계, 각층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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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5-18 12: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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