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명정수장[부산경제신문/정석근 기자]

2019년 5월 발생한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 이는 수계전환 중 기존 관로 수압을 무리하게 높이다 발생한 것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26만1천가구, 63만5천명이 적수 피해를 봤다.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부산시에서도 언제든지 사고가 발생 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관로를 관리하기 위해 작년 10월 전국 처음으로 ‘부산상수도마스터플랜’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돗물 적수사태 예방을 위한 계획과 수돗물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 청정원수 확보, 정수장 개선방안 등이 담겨있다.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금년 마스터플랜 과제 중 고품질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5개 역점사업을 선정하고,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 관망의 스마트화를 통한 관리체계 구축 추진

부산시의 관망관련 사업으로, 먼저 노후관교체사업은 1984년부터 진행해 금년도에 마무리 된다. 금년 첫 시범사업으로 세관ㆍ세척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 및 체계적인 유지관리를 위해 금년부터 내년까지 ICT와 결합한 원격 관망관리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현재 부산 상수도본부는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위한 소(小)블록(350㎜이하, 급수전 500~1,500전)을 484개로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더 안정적인 급수공급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금년부터 배수지와 가압장 중심의 중(中)블록[400~700㎜, 소블록 5~10개를 1개의 블록] 체계로 구축하기 위해 기본계획용역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덕산정수장과 화명정수장의 관로를 연결하는 대(大)블록[800㎜이상]사업은 정수장간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2023년까지 추진한다. 

이와 함께 중블록, 대블록을 ICT 기술과 접목한 관망스마트관리시스템을 2025년까지 구축한다. 이사업이 완료되면 중요지점별 수질‧수량‧수압을 실시간 원격으로 측정함으로써 관로내 물 정보를 정확하게 얻을 수 있다. 

상수도본부는 적수(赤水), 탁수(濁水) 등의 관로 내 수질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상수도관의 세관‧세척 작업을 2020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소(小)블록 484개 전체에 대해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

‣ 낙동강 등 원수수질 대응 정수처리공정 개선 추진

부산의 3개 대형 정수장 중 명장정수장은 회동수원지의 깨끗한 원수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수한 수돗물은 수질이 우수하다. 명장은 기존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1966년 건설된 제1정수장의 노후화된 시설을 2023년까지 현대식 정수처리로 개량한다. 

낙동강 원수를 100% 사용하고 있는 덕산 및 화명정수장은 조류 및 미량유해화학물질 등의 유입에 대비해 개선을 추진해 간다. 덕산정수장은 조류 유입에 대비해 공기용존부상법(DAF)을 시범 도입한다. 미량유해화학물질 대책으로 금년부터 고도정수처리에 이용되는 입상활성탄의 교체주기를 3년(BAC)에서 1년(GAC)으로 줄인다. 이와 함께 활성탄 재생설비도 추가 설치한다.

장기적으로 덕산정수장은 경남과의 광역상수도 문제가 협의되면 청정원수를 확보하는 것으로 전제해, 기존 정수공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노후화된 시설을 개조해 간다. 화명정수장은 계속 낙동강 물을 원수로 이용한다는 전제하에 최첨단 정수공정인 막여과 공법(NF 혹은 저압RO)을 도입한다. 이를 위해 2021년에 막여과 공법 적용을 위한 사전타당성 및 기본계획을 추진한다. 이러한 정수장 개량사업들은 단수가 수반됨으로 최대한 대체 생산능력을 확보한 이후에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한다.

‣ 전국 최초 상수도시설 자산관리시스템 구축 추진

부산시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돗물 사용량과 상수도 요금 수입은 감소하고, 반면 시설물은 계속 노후화돼 유지관리 비용은 증가하다.

상수도사업에는 건축물, 수도관, 전기‧기계장치 등 많은 시설물이 이용된다. 이 시설물들은 각각 법적내용연수가 정해져 있다. 일반적으로 법정내용연수는 감가상각비를 산출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업회계법상의 연수이므로, 실 사용연수와는 다르다. 이러한 시설물을 효율적으로 유지관리를 잘하면 내용연수를 훨씬 초과해 안전하게 사용 할 수 있다. 

자산관리시스템의 도입은 이러한 관점에서 상수도 시설물의 유지관리를 잘해 최대한 안전하게 오래 사용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데 목적이 있다. 

부산시는 일찍부터 자산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2017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준비해 오고 있었다.

인천 수돗물 사태이후 정부에서는 그 필요성을 인식했고, 작년 11월에 부산시를 상수도자산관리시스템 도입 시범도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2021년도까지 국비 31억원을 지원받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계량기의 원격검침시스템 시행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35만개의 기계식 수도계량기를 약 1,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30년까지 디지털계량기로 교체하고, 이를 ICT 기술과 접목한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을 구축해 지능형 원격검침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계량기 원격검침사업은 가정에 검침원이 직접 방문‧검침하는 방식을 디지털 수도계량기로 교체하고, 무선통신 검침단말기로 수도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원격검침이 도입되면 개별 가정의 물사용 정보를 소(小)블록 단위(500 ~ 1,500전)의 블록감시시스템과 연계해 유수율 관리에도 활용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누수가 발생하는 수용가에 바로 통보해 조기에 누수를 잡을 수 있다. 아울러, 검침원 방문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등도 해결할 수 있다. 취약계층 가정의 수도사용량 급감 시 해당기관에 알려주는 복지연계 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 상수도 내부 조직 및 인력 혁신 역량 강화 추진

2000년 초반 정수장의 고도처리시설 도입 이후 안정적인 공급 위주의 배수지 및 노후관 정비사업 등 소규모로 투자해 왔다. 그러나 실제 상수도사업은 장기 투자계획에 따른 재원확보, 대규모 토목 공사의 계획 및 시공, 첨단기술이 접목된 운영시스템 도입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본부는 지난 2월부터 인력의 역량강화 및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부산상수도 인력ㆍ조직 혁신 T/F팀’을 구성했다.

우선 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추진과제로 상수도 전문직렬(기업행정직, 수도토목직 등) 부활, 전문자격증을 가진 직원에게 인센티브 부여, 전문직위 확대, 교육을 통한 기술전수, 신규 전입직원의 전보 제한 등의 각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퇴직인력이 증가하는 현장 기술인력(관리운영직군)의 충원도 중요하게 됐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고졸출신을 우선 채용하는 방안도 적극 도입한다.

2019년 정부에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됨에 따라 우리본부에서도 대대적인 인력증원이나 조직개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편으로는 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력증원을 최소화 하면서 필요인력을 재배치 할 필요가 있다.

2017년부터 지역사업소(12개) 체계를 점진적로 대사업소(5개) 체계로 전환하려고 했으나 조직 내 공감대가 미흡해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2020년 다시 대사업소의 전환뿐만 아니라 본부 내 조직개편의 필요성도 제기 돼,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내부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해, 금년 2월부터 T/F팀을 발족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전국 상수도 최초 3회 연속('16년, '17년, '19년) 최우수 등급인 ‘가’등급을 받았으며, 지방공기업 발전유공으로 2017년 대통령기관표창, 2018년 국무총리기관표창 수상했다. 2018년 환경부 주관 일반수도 및 공공하수도 통합평가 우수(2위) 기관 선정됐으며, 2019년 행정안전부 주관 국가기반체계 재난관리평가 우수 기관 선정으로 장관 기관표창도 수상했다. 

이근희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수돗물은 우리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도 마셔야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과 투자가 필요하고, 고품질 수질과 안정적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