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준 부산경제신문 전무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있다. 농, 수, 축산물, 석유류 물가, 집세 등 모두 크게 오른 탓이다.
최근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생활이 많이 어려워지고 있다. 더욱이 이런 물가 오름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럼 국민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이며 왜 발생하고, 우리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인플레이션은 왜 발생하는가? 인플레이션의 발생 원인은 크게 수요측 요인과 공급측 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수요측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수요 견인 형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경기가 과열되어 소비, 투자 등 수요가 생산능력 이상으로 크게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중앙은행이 경제규모에 비해 통화량을 과도하게 공급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가 상승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사람들이 앞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확산되는 경우에도 물건 사재기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본격화되었던 1960년대의 인플레이션은 주로 이와 같은 수요 견인 형 인플레이션이었다.
반면 공급 측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은 비용 상승 형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이라고 하는데 요즘처럼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제품 생산비용이 늘어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임금 인상도 마찬가지이다. 생산성을 초과해 임금이 상승하면 제조원가가 높아져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 경우 물가 상승은 다시 임금 상승을 불러오고, 임금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증폭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 이후 1980년대 들어 주요 선진국들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경제 운용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물가 안정에 주력하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1990년대 이후부터는 전 세계적으로 물가 안정세가 정착되었으며,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물가 안정과 함께 세계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이를 신경제(New Economy) 혹은 골디락스(Goldilocks)라고 부르는데, 돌이켜보면 경제의 황금기였던 셈이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환점으로 다시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는 등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다시 인플레이션 율이 높아지고 있다. 수요측 요인으로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증가된 통화량과 팽창적 통화정책을 들 수 있고 과거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의 폐해를 교훈 삼아 통화량과 금리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물가안정에 만전을 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중앙은행들은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과 통념을 뛰어넘는 과감한 위기대응책들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통화량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 제도이사회(FRB)에서 시행하는 양적완화 정책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직접 돈을 푸는 정책을 말한다.디플레이션(deflation)이란 인플레이션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하며 가장 대표적인 예로 1990대 일본에서 부동산가격 폭락 등 자산 가격 버블 붕괴 이후 나타난 지속적인 물가 하락세를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