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아 부산북부소방서 소방교
며칠 전 안성 박스공장 화재로 소방공무원 한명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이날 사고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대원이 화재진압을 위해 지하1층으로 진입하던 중 원인 미상의 폭발로 일어난 일이었다.
이처럼 화재현장은 갑작스러운 폭발뿐 아니라 인체에 해로운 연기 및 유독가스 유출 등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화재 시 대처방법 우선순위 패러다임이 “불나면 대피먼저”로 바뀌고 있다. 119신고나 소화기 등을 이용한 초기화재 진압도 좋지만 무엇보다 안전한 곳으로 피난하여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국, 미국 등 외국에서는 이미 화재발생 시 소화요령 보다는 비상대피를 우선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가연성 건축자재의 사용증가로 화재 시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하고, 급격한 연소 확대로 대피가능한 시간이 과거에 비해 짧아져 소화기로 초기진화를 하려다 오히려 연기질식 및 폭발사고로 사상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대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불이나면 먼저 당장 밖으로 나와야한다. 화재가 시작되고부터 최성기에 이르기까지 시간은 고작 5분이다. 그 전에 탈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물론 주변에 화재사실을 알리며 함께 탈출해야한다.
2018년 11월 수원 복합건축물 지하화재 시 PC방 매니저가 즉시 화재 상황을 알리고 신속 대피한 사례와 2019년 6월 서울 은평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 중학교 내 주차장에서 화재발생 때에도 교사들이116명의 학생들을 신속하게 대피시켜 단 한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은 사례들을 통해 평소 대피훈련과 위험상황 발생 시 신속한 선 대피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화재나 사건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갑작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 남의 일이 아니라 당장 나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평소 대피훈련을 충실히 하고 “불나면 대피먼저”라는 슬로건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