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근 기자 기자
정석근 취재본부장 |
저성장 기조로 돌아선 선진국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일까?
아무리해도 뾰족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청년 실업문제. 요즘 부모 세대는 자식들에게 무조건 열심히 일하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1970년대처럼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5~20%에 육박하던 고도성장 시대에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저축하면 어느 정도 부를 축척하며 중산층의 삶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저성장 경제로 접어든 시점에서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열심히 일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Working Poor)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는 열심히 살라는 말 대신 요령 있게 살라고 말하고 싶다. 이 말은 창조와 혁신 도전 정신 등을 내포하고 있기는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시대에 대한 한탄과 묵묵히 일해 온 자신의 삶을 자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청년 실업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나의 기억으로는 모두가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광하던 2002년 월드컵 때 청년 실업률은 12.3%로 OECD 국가들 중 16%를 기록했던 프랑스에 이어 2위였다.
청년 실업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유럽 내에서도 대학생들의 청년 실업문제로 시위하는 장면을 메스컴을 통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청년 실업 문제의 원인과해결책을 국내 상황과 현실 속에서만 찾기보다는 보다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 기준으로 봤을 때 이미 중진국을 떠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달러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2천 달러를 넘어 세계 27위다. 다른 나라에서 볼 때 원화 환율이 저평가 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을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는 정말 잘 사는 나라에 속한다. 한국의 실업율은 외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유독 청년 실업율이 전체의 실업율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이유는 기업이 신규 체용을 하지 않거나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두 번의 경제 위기를 격었다. 1997년 IMF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그것이다.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으며 기업들은 비용 절감으로 대규모의 인력 구조 조정을 실시했다.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라는 이름 아래 구조 조정을 감행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인건비를 줄여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구조정의 핵심은 직원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인당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IMF를 겪으면서 한국의 대기업은 이를 재해석 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 방법을 모색 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높은 청년 실업률은 20~30대의 책임이 아니다. 그들이 노력을 덜 했거나 좋은 일자리만 원하기 때문이 아니다. 과거에 뿌린 씨를 지금 거두는 것이다.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 기형적인 경제 구조 아래서 기형적으로 커 왔기 때문에 그 문제점이 이제야 터져 나온 것이다.
누구나 문제의 심각성을 알지만 지금 당장 방법이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 당장 어떤 방법을 취한다고 해도 곧바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들어가라 하기 전에 중소기업을 일하고 싶은 직장이 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꿔 고학력의 우수한 인재가 도전해보고 싶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그렇게 해야 나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직장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청년 실업의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 아니다. 일자리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개인의 미래를 밝혀주는 비젼 있는 일자리 성장 가능한 일자리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고용 부문 또한 세계화를 피해갈 수 없다.
우수 인력은 해외로 빠져 나가고 국내 써비스 부문은 보다 값싼 해외 인력으로 대체될 것이다. 이것이 글로벌 경제 추세다.
대기업 경제 체재와 비정규직 고용 증가는 정권이 바뀐다 하더라도 극복하기 힘든 문제다. 중소기업 육성과 더불어 가족 기업과 1인 기업중심의 브랜드화 전략 또한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