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휘 편집국장 기자
현대중공업을 상징하는 골리앗 크레인이 멈출 상황이 왔다.
한 때 세계 조선 건조 세계 1위를 자랑했던 곳이 바로 현대중공업이다. 그런데 불과 2~3년 사이 급격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더니 그것도 해결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결국 수주戰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결과가 오늘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공장이 설립 35년 만에 가동 중단에 들어가게 됐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공장은 지난 1983년 4월 가동을 시작한 핵심 공장이다.
해양사업부 공장은 주로 원유시추선이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 설비를 만들며 2000년대 중반까지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각광을 받았던 공장이었다.
고유가 시대 해상유전 개발붐이 일었고 프로젝트 한 건에 조 단위를 오가는 높은 수주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해양사업이 최근 45개월째 수주가 전혀 되지 않으며 가동을 멈추게 된 것이다.
그 원인은 미국이 석유 대체품 셰일가스를 대량 생산하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원유 가격은 한때 절반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지금의 현상이 최소한 2~3년은 더 갈 것이라는데 있다.
공장이 멈추다 보니 당장 여파가 근로자들에게 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일부 출근 중인 근로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가 위치한 울산 동구는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고 식당이나 소형 매장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도 이미 移職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그들이 갈 일자리도 없다.
울산 동구에서 일어난 어려운 경제 상황이 울산 전체에도 서서히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있어 우려스럽다.
그나마 현대중공업이 한 가지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 공공입찰 참가 제한 유예 조치다.
이미 대법원의 판결이 확정된 상태라 쉽지는 않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보고 있기는 하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울산시의회도 정부와 청와대에 그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상공계도 참가 제한 유예조치를 각종 경로를 통해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가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만으로도 지역 경제가 입는 타격이 크다. 근로자들은 물론 사내 협력업체까지도 모두 공장 가동을 멈추면 그 파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공공입찰 제한 유예 조치가 입찰 제한을 해제하는 것이 아니고 유예해 달라는 것이니 정부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정 회사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먹고 살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