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휘 편집국장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참패 이후 집안싸움으로 이름 그대로 콩가루 집안을 방불케 한다.
아무도 ‘내 탓’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고 서로가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는 모양새가 가관이다.
자신들을 보수의 정통성을 가진 정당이라고 말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한 이유도 모르는 듯하다.
공천 파동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명박 대통령 구속, 홍준표 전 대표 막말 등 모두가 자신들과 관련된 일들이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설마 ‘보수 지지층이 우리를 버리겠는가?, ‘샤이보수’가 움직일 거야‘하는 착각 속에서 지방선거에 임했다.
홍 전 대표는 물론 지도부도 최소한 광역단체장 6곳은 확보할 수 있다고 장담하며 ‘+⍺’까지 분석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14:2:1’이라는 믿지 못할 지경으로 ‘폭망’ 했다.
홍 전대표는 책임지고 사퇴했고 친박 맏형 서청원 의원도 탈당했다.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도 ‘당을 나가라’, ‘못 나간다’하며 친박과 비박이 서로 삿대질을 해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아직도 친박, 비박하면 지긋지긋하지도 않은가?
당의 이런 상황을 수습한다고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시려고 하는데 완전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모든 의원들이 수술대에 올려져야한다’고 하자 비대위원장으로 외과의사인 아주대학교 이국종 교수가 거론됐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심판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 발상이다.
도올 김용옥 교수, 급기야 히딩크가 해결책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비대위원장이 조롱거리, 코미디 소재가 되고 있다.
이런 모습이 국회 제1 야당이 보여주어야 할 모습인가?
그나마 지난 총선에서 자신들을 지지해 110석 이상의 의석을 만들어 준 보수지지층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끝까지 자유한국당을 지지했던 지지층에 대한 예의인가?
분명 여당의 독주와 독선을 견제하기 위한 야당은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모습은 그것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친박, 비박 싸우지 말고 서로가 갈라서서 다음 총선에서 심판을 받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40여명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하는데 ‘전지전능’한 비대위원장은 있을 수 없다.
소속 의원 전원이 다음 총선에서 불출마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끝장 토론을 벌이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정체성부터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저희가 잘못했습니다’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 진정성을 믿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 퍼포먼스요 ‘쇼’로 보인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네 탓’ 공방이나 진정성 없는 퍼포먼스는 정치 전체에 대한 염증과 혐오감마저 들게 할 뿐이다.
자유한국당이 계속해서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며 집안싸움을 계속하게 되면 분명 그들은 다음 총선에서 이번 지방선거보다 더 가혹한 ‘쪽박’ 찰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