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의 대표적 연례 프로그램 ‘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월드시네마 XV’가 오는 3월 23일부터 4월 22일까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개최된다.
‘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월드시네마 XV’는 지난해에 이어 ‘재발견’ ‘발견’ ‘카르트 블랑슈’ 3개의 섹션으로 구성, 총 30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광활한 세계영화사에서 아직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미지의 걸작과 위대한 영화들의 빛나는 성취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세계영화사의 공인된 걸작은 물론 거장들의 영화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는 ‘재발견’ 섹션에서는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유럽영화사를 개괄할 수 있는 작품들이 상영된다. 르네 포슈아의 희곡을 장 르누아르가 각색한 사회 풍자 코미디 ‘익사 직전에 구조된 부뒤’(1932), 후대 감독들에게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인 로베르 브레송의 장편 데뷔작 ‘죄악의 천사들’(1943) 10편이 상영된다.
국내에서는 거의 소개되지 않은 미지의 영화를 만나는 ‘발견’ 섹션에서는 아시아, 미국, 유럽 곳곳에서 만들어진 10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빌리 와일더의 기묘한 전쟁 영화 ‘다섯 개의 무덤’(1943), 거친 매력의 버트 랭카스터가 주연한 필름 누아르의 최고작 ‘크리스 크로스’(1949), 폴란드의 가장 위대한 컬트영화로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사라고사의 필사본’(1965), 심리와 영적인 상태를 깊이 파고드는 중세 서사시 ‘마르케타 라자로바’(1967) 등이 고전 영화에 친숙한 이들에게까지 신선한 충격을 안겨 줄 것이다.
문화예술계 명사가 추천한 작품을 상영하고, 강연 시간까지 마련되는 ‘카르트 블랑슈’에서는 일본과 프랑스를 오가며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중간 지점에서 즉흥성과 자발성을 끌어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았으며,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스와 노부히로(諏訪敦彦, 1960.5.28.~)’의 영화 세상이 펼쳐진다.
‘카르트 블랑슈’ 섹션에서는 스와 노부히로의 작품 6편과 그가 추천한 작품 4편을 상영한다. 커플, 부부 사이의 균열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듀오’(1997)와 ‘퍼펙트 커플’(2005), 칸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수상작 ‘마더’(1999),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어 알랭 레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을 리메이크하려는 과정을 그린 ‘H 스토리’(2001),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어린 소녀의 혼란 ‘유키와 니나’(2009) 등이 상영된다.
연례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인 만큼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4월 13일 저녁 7시 <오늘 밤 사자는 잠든다>, 4월 14일 오후 3시 <포켓 머니> 작품 상영 후, ‘카르트 블랑슈’ 섹션의 주인공 스와 노부히로 감독이 내한하여, 그의 작품과 추천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발견 섹션에서는 박인호 영화평론가의 시네도슨트 영화해설이 준비되어 있으며, 부산영화평론가협회와 함께 진행하는 '세계영화사 오디세이'(3/31, 4/1, 4/7, 4/8, 총 10회 진행)는 재발견 섹션의 길잡이가 되어 줄 예정으로 김이석, 강소원, 김기만, 김은정, 김필남 영화평론가 등 많은 평론가가 해설자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