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휘 편집국장 기자
대한민국에 쓰나미 처럼 몰려오고 있는 ‘미 투’ 캠페인이 시간이 가면서 본질은 온데 간데없고 진흙탕 공방으로 변질되고 있어 안타깝다.
당초 서지현 검사의 미 투 폭로로 역사상 볼 수 없었던 사회 정화 운동으로 퍼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 ‘미 투’와 ‘불륜’이 혼재되면서 진실 공방이 漸入佳境에 막장 드라마다.
미 투 혁명은 각 집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권력형 성폭력,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끊어야 하는 저항이고 용기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면서 까지 이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절규를 호소했다.
法적 처벌에 앞서 더 이상 제2, 제3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몸부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상황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폭로로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안 전 지사는 도지사직 사퇴 이후 셀프 검찰 출석으로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인정하고 있으나 법적 책임을 면하려는 듯 법적 대응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 비난의 화살을 자초하고 있다.
그의 절친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문재인의 대변인, 안희정의 대변인’을 내걸고 안 전 지사의 뒤를 있겠다고 충남도지사에 출마했다.
물론 박 전 대변인의 경우는 미 투 운동과는 본질적으로 다르지만 ‘불륜이냐 아니냐’는 진실 공방으로 이 사실을 폭로한 오모 당원과 박 전 대변인의 전 부인과의 치열한 진실 공방이 ‘사랑과 전쟁’의 드라마 같다.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낸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도 ‘알리바이’와 ‘거짓’ , ‘음모’ ‘기획 폭로’가 이어지면서 법적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참으로 볼썽사나운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미 투 운동은 진실이 가장 먼저다. 진실하지 않는 미 투 폭로는 당연히 범죄다. 미 투 고백 당사자들에게 악성 댓글로 비난하는 행위도 분명 범죄다.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입히는 파렴치범이나 다름없다.
이미 정 전 의원의 성추행을 폭로했던 A기자의 신상 털기를 하던 지지자들이 전혀 상관없는 다른 기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바람에 큰 부작용이 발생했다.
현직 기자 A씨가 드러났다면 그 상황은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더 이상의 미 투 증언이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 투 캠페인의 본질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미 투를 막는 것은 역사를 退步시키는 것이다.
또 미 투 운동을 정치적 이용의 대상도 아니다. 우리 국민들은 의식 수준이 높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지, 아닌 지에 대해서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다 되치기 당하는 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거짓이 있어서도, 진실이 왜곡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 투 운동은 더욱 퍼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 출마자 가운데 미 투 가해자들이 있다면 철저히 걸러야 한다.
미 투 캠페인은 역사를 바꿀 거대한 혁명이다.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Me too’는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