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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의 ‘목(木)격자’ 소생 성공 - 민주화 운동 목격한 벽오동 가로수 새 보금자리
  • 기사등록 2018-02-07 14: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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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을 현장에서 목격한 벽오동 가로수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창원시는 마산합포구 완월동주민센터 인근 도로의 50년 된 벽오동 가로수 2그루가 도로 확장공사로 인해 잘려져 나갈 위기해 처했으나 한 시민의 제보와 창원시(시장 안상수)의 5개월 동안의 노력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로 무사히 이식됐다고 밝혔다.

1960년대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1970~8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를 선도했던 수출자유지역 근로자들과 함께했고, 90년대 마산의 쇄락으로 그들이 떠날 때에도 묵묵히 마산을 지켜 왔다.

또한 마산의 위상을 드높인 마산고등학교를 비롯한 8개 초중고교의 수많은 학생들의 등․하교 때 늘 그 자리를 지켜 왔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물줄기를 바꾼 1979년 부마민주항쟁 당시 3․15의거탑으로 집결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지켜 본 산 목격자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가로수보호판도 없이 도로 아스팔트로 뒤덮인 채 지나다니는 차량과 리어카에 부딪혀 생긴 상처가 아물면서 부어 오른 수많은 혹들과 심재부가 썩어 속이 비어 있어 있음에도 죽지 않고 꿋꿋이 버텨온 나무이다.

이렇듯 “마산의 희로애락의 역사를 간직한 완월동의 벽오동 나무 대부분이 도로 확장 공사로 잘려 나갔고, 이제 남은 2그루마저도 잘려 나갈 위기에 처했으니 인근 3․15의거탑 주변으로 이식해 보존해 달라”며 한 시민이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지난해 8월 창원시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에 글을 남겼다.

이 게시글을 접한 창원시 행정과 열린시장실에서는 긴급히 관련 부서담당자들을 소집해 제보시민과 함께 현장을 찾아 수목상태 등을 점검하고, 이식 가능 여부와 장소 등에 대해 논의를 펼쳤다.

또한 언제부터 존재했는지에 대한 고증자료를 찾을 수 없어 현지에 오랫동안 거주하신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수목의 대한 여러 증언들을 수집했다.

이처럼 수차례 회의와 현장 점검, 증언 수집 등을 종합해 이식해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식을 결정했지만 이식할 장소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3․15의거탑 인근에는 이식할만한 장소가 없었고, 벽오동 인근 소공원에는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는 등 가까운 주변 지역에는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여러 곳을 찾아다닌 끝에 마산합포구 해운동 소재의 서항공원을 최적의 이식장소로 결정하고, 올해 1월말 무사히 이식을 완료했다.

올해 2월 초 벽오동 나무를 찾은 제보시민 김광수(남, 57세) 씨는 “시민의 소리에 안타까운 마음에서 작은 바람을 몇 글자 적었을 뿐인데 이렇게 나무가 이식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 조차 못했다. 한 시민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5개월에 걸쳐 시민을 위한 진정한 행정을 펼쳐 준 안상수 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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