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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헌의 東西南北] 높은 철학과 가치관이 숨쉬는 사회를! - 권력은 사회의 공공선(公共善) 위한 봉사수단
높은 철학과 가치관 위해 사회지도층 앞장서야
  • 기사등록 2017-10-19 14: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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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헌 본지사장/논설위원.

우리 사회에는 가치기준이 없다. 지배적인 가치라고는 돈과 출세뿐이다. 그것도 돈과 출세 두가지를 다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그래서 권력을 가진자는 그 권력으로 돈을 긁어모으려 하고, 돈을 가진자는 그 돈으로 권력을 사고자 광분한다.

돈과 출세가 최고의 가치이고 그 이상의 가치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가? 목표를 이루고 나면 썩기 시작한다. 돈을 모은자는 그 돈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애초에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지, 그 돈으로 어떤 가치 있는 일을 할 것인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래 돈은 더 나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그 돈으로 자신과 자식을 타락 시키고 이웃을 망치고 국가적 망신까지 불러오게 한다. 이것이 바로 천민자본주의의 전형이다.

권력을 얻고 나면 어떻게 되는가? 권력이란 본래 사회의 공공선(公共善)을 위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수단인데 권력 그 자체가 목적이다. 그래서 권력을 얻고 나면 그 권력을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잘 써야 하는지를 모른다. 그런 상태에서는 권력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오직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권력을 과시하고 누리는 것뿐이다. 목에 힘주고, 위세를 자랑하고, 가문의 영예로 생각하고, 권력에 불나방처럼 접근해 이권을 챙기고,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 더 키우기 위해서만 애를 쓴다.

‘정치 정(政)’ 자는 원래 ‘바를 정(正)’에 ‘글문(文)’을 합성한 것이니 올바른 사람이란 뜻과 같다. 글자 뜻대로 풀이하면 ‘정치는 성인(聖人)이 하는 것’으로 새겨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정치는 정반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는 철인(哲人)이 해야 한다’라고 설파한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는가를 알 수 있다. 사람으로서 기본조차 안된 이들이 정치를 하고 있으니 사회와 국가와 세계가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보라! 선거운동에서 우리는 겸손한 후보를 몇 명이나 본 적이 있는가! 모두가 자신이 잘났고 상대방은 형편없는 놈이라고 외친다. 무조건 자기가 최고다. 겸손은 사람의 기본 덕목이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그런데 선거판에 뛰어든 사람치고 겸손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는 거의 없다. 자기가 가장 똑똑하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수없이 구의원,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 자치단체장이 된다. 지역사회와 나라와 국민을 위한답시고 평생을 투쟁한 사람들이 권력의 요직을 차지해도 세상은 기대했던 것만큼 변하고 개선되지 않고 정치는 여전히 저급한 난장판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사람얼굴과 그들이 지향하는 성향의 방향만 바뀌었을 뿐 사람됨의 근본 즉 심성의 질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물이 바뀌어도 심성의 질이 달라지지 않는 이유는 우리사회의 지배적인 근본바탕에 높은 철학과 가치관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물질보다는 정신을, 출세보다는 봉사를, 허세보다는 겸손을 가치로운 덕목으로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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