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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부산복지개발원장 “위기계층 홀몸노인 지원 시급해” - 복지분야 이론·실무 경험 두루 갖춘 ‘복지通’
다복동 지원·중산층 위한 복지제도 시행 주력
  • 기사등록 2017-07-11 09: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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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부산복지개발원장이 올해 추진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은행지점장 출신이나 세무공무원 등으로 활동하다 퇴직한 사람들은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을 활용하면 사회공헌형 일자리창출과 복지사각지대 해소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김종윤 부산복지개발원장(60세)은 고령화시대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시니어뱅크’를 제시했다.

시니어뱅크는 금융, 세무, 법률 등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퇴직 전문 인력시스템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공익기관에서 ‘세무뱅크’, ‘금융뱅크’ 등을 만들어 필요한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외국의 경우 시니어뱅크가 활성화된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퇴직자 인력 활용이 미비한 실정이다.

김 원장은 “부산의 50세에서 64세 사이의 인구가 85만명이고, 65세 이상의 노인인구는 55만명에 달한다”며 “수년 후면 노인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텐데 국가가 퇴직인력 활용을 지원해주면 사회공헌형 일자리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 분야에서 이론과 행정, 실무를 두루 갖춘 ‘복지통(通)’이다. 1980년 부산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부산시 총무처 국가직 7급 공무원에 임용돼 공직에 입문한 후 장애인복지팀장, 아동보호종합센터장, 장애인복지과장 등 복지부서에서 행정경험을 쌓았다. 2015년 12월 서구 부구청장으로 명예 퇴임한 후 1년간 동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객원교수로 강단에 섰다.

지난 3월 부산복지개발원장에 취임한 김 원장은 관성적인 복지행정이 아닌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복지제도’ 구현을 위해 앞장서 왔다. 특히 서병수 부산시장의 핵심정책인 ‘다복동(다함께 행복한 동네) 사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복동은 부산의 통합 복지브랜드로 ‘동(洞)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직접 시에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동 주민센터’에 사회복지공무원과 사례관리사, 방문간호사 등 민간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복지팀(5명 내외)을 설치해 ‘찾아가는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과 주민이 복지공동체를 만들어 간다. 다복동 사업은 지난해 52개동을 시작으로 올해는 192개동으로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김 원장은 공무원이 동 전체의 복지수요를 전담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고, 각 동의 ‘통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실제로 김 원장은 서구 부구청장 시절 관내 통·반장 900명을 복지위원으로 위촉, 홀몸노인과 소외가정에 반찬 나눔 활동 등을 전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부산복지개발원은 시 정책을 연구·평가하는 기관으로써 ‘동(洞)’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주민들의 인식 제고, 동사무소와 복지관 등 연계기관들이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 등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지난해 52개동을 대상으로 다복동 성과를 분석한 결과 복지기관 연계와 복지사각지대 발굴이 높이 평가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다복동 외에도 ‘장애인복지 5개년 계획’의 마스터플랜 수립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산복지개발원은 올해 시민과 함께 선진복지도시 구현을 위해 ▲현장중심의 선도적 복지정책 개발 ▲성과중심의 복지서비스 관리 ▲창의형 정책사업의 효과적 지원체계 운영 ▲협력네트워크 통한 복지거버넌스 구축 ▲신뢰와 감동 있는 개방형 경영 등 5가지 전략목표를 수립했다.

주요 과제로는 부산시 자활사업의 성과 및 개선방안 연구, 정신장애인 사회통합 지원방안, 고령친화동네 추진 연구, 부산형 지역노인돌봄체계 활성화 방안, 부산 사회복지 정책포럼 개최, 부산지역사회서비스 발굴 및 기획 등 총 24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김 원장은 임기 내 추진할 대표사업으로 ‘중산층을 위한 복지제도 시행’ 구상도 밝혔다. 우리나라의 복지제도가 기초생활수급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수급자가 되지 못한 ‘홀몸노인’에 대해서도 복지혜택을 늘려 행복한 노년복지와 고독사 등의 사회문제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바우처 제도’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바우처 제도는 정부가 특정수혜자에게 교육, 주택, 의료 등 복지서비스 구매비용을 보조해 주는 것을 말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자녀들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홀몸노인들의 경우 갑작스런 심장마비 등으로 고독사를 당하는 사례가 많아요. 위기계층인 홀몸노인들을 위해 자산이나 소득에 따라 자기부담금을 차등화하고, 정부가 일부를 보조해 주면 인증기관에서 정기방문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사회서비스부문의 고용창출도 할 수 있습니다.”

김 원장이 이처럼 소외계층의 복지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그 역시 장애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해군 단기하사 1기로 군 복무를 하다 사고로 오른쪽 팔을 잃었다.

그는 “공무원으로 재직할 당시 저 역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설움을 겪었다”며 “복지행정을 담당하면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조금만 뒷밭침해주면 일어설 수 있을 텐데 라는 마음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고 지난날을 소회했다.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 휠체어 석과 장애인 화장실 설치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도입되고, 부산지역 육교에 장애인용 리프트가 설치될 수 있었던 것은 김 원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김 원장은 내년 7월말까지 남은 임기 동안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연구, 개발할 계획이다.

그는 “부산은 6.25전쟁으로 피난민이 몰리면서 도시가 갑작스럽게 팽창했고, 지금은 광역시 중 노인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라며 “복지예산이 1~2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시민들의 체감도가 높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실질적인 복지정책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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