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희 기자 기자
자료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노인들의 삶은 여전히 열악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인들이 경제적 소외감과 외로움, 각종 질병 등으로 인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5년 새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특히 70대 이상의 노인들의 경우 5년 전보다 3.4배 늘어 각별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공황장애’ 질환으로 진료 받은 환자수는 2010년 5만945명에서 2015년 10만6140명으로 5년 새 2배 가량 늘었다.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15.8%를 보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2010년 2만6198명에서 2015년 4만9669명으로 5년간 연평균 13.6% 증가했고, 여성은 2010년 2만4747명에서 2015년 5만6471명으로 연평균 17.9% 늘었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불안이 극도로 심해져 숨이 막히고 심장이 두근거려 죽을 것만 같은 극심한 공포 증상을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정석 교수는 “최근 매스컴을 통해 유명 연예인들이 공황장애에 걸렸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대중들이 공황장애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며 “전에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았으나, 이제는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에도 가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인식이 바뀐 것도 정신과 진료의 문턱을 낮추는데 기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15년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 진료 연령대를 살펴보면 남성은 40대가 310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275명, 70대 이상 269명 순이었다. 여성은 40대와 60대가 316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는 314명을 기록했다.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70대 이상 노인들은 인구 10만 명당 2010년 82명에서 2015년 276명으로 가장 큰 증가세(3.4배)를 보였다.
실제로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OECD평균의 4배나 될 만큼 큰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정석 교수는 “현재 노인세대는 부모세대를 부양하며 자라왔지만 경제사회적 환경변화로 자식 세대의 부양을 받기는 어려워지면서 경제적 사회적 소외를 경험하게 된 세대“라며 ”친구, 아는 이들의 죽음을 겪고 신체적 쇠태와 질병도 얻게 되면서 일생을 바쳐 이룬 것을 한순간에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공황장애’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우울증, 알콜의존증, 자살 등의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황장애 초기에는 가끔 공황발작이 나타나는 것 외에는 큰 문제가 없이 지낼 수도 있지만 반복적으로 발작이 나타나게 되면 건강염려증이 생기고, 거의 모든 상황과 장소를 피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환자들은 깊은 절망 속에 우울증에 빠지거나 술에 의존하고 심한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게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숨이 막히는 느낌,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 가슴에 통증이나 불편감, 죽을 것 같은 공포, 미쳐버릴 것 같은 두려움 등의 증상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증상은 협심증, 갑상선질환, 갈색종과 신체질환, 우울증, 적응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황장애의 주된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가 있다.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우선적으로 권장된다.
항우울제는 치료효과가 좋고 안전한 약이지만 효과가 나타나는데 2~3주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보조적으로 항불안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약물치료 후 증상이 가라앉으면, 재발을 막기 위해 1년 이상은 약물치료를 지속한다.
인지행동치료란 공황장애에 대해 환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주고, 환자들이 오해하고 있거나 잘못 믿고 있는 여러 가지 편견들을 잡아주는 인지적 치료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장소나 상황에 불안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동치료가 포함된다.
공황장애는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공황장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평소에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과 취미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 또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명상과 요가 같은 활동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 과로하지 않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공황장애’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0년 190억원에서 2015년 357억원으로 연평균 13.3% 증가했다. 입원 진료비는 2010년 11억원에서 2015년 20억원으로 연평균 12.1% 늘었다. 외래는 같은 기간 179억원에서 337억원으로 연평균 13.4% 증가했다.